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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北 목선 사건]선원들, 처음에는 '표류' 진술했다 말바꿔 귀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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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병환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의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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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귀순 목선의 선장은 처음으는 기관 고장으로 표류했고 북으로 귀환하겠다고 진술했다가 이를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귀순 의사를 처음부터 밝히면 한국 언론을 통해 귀순 사실이 즉각 알려져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3일 국무조정실 주관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에 따르면 선장은 동료들과 사전에 토의한대로 기관고장으로 표류해 왔고, 북으로 귀환하겠다고 최초 진술했지만, 이후 실제 송환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 또 다른 귀순자 1명은 “선장이 솔직하게 다 말했다”라는 조사관의 말을 듣고 최초 북으로 귀환하겠다는 진술을 번복해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

특히 연료보충 및 배에 어획물이 없었던 것과 관련, 선원들은 6월 9일 출항 시 250kg의 유류를 적재했고, 2회에 걸쳐 어장에서 잡은 오징어 약 110kg을 인근의 상선에 넘기고 유류 60kg과 식료, 화폐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소형목선의 연비(4.1km/L)를 고려할 때, 출발지에서 어장을 거쳐 삼척항까지 운항하기에는 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또 배가 깨끗했던 이유는 조업활동을 6월 11일과 12일 2회 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징어는 그물을 들어올릴 때 먹물을 많이 내뿜고 이후에는 물만 내뿜어 선체에 먹물이 많이 묻지 않았으며, 목선의 경우 물이 내부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씻겨나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취사 문제의 경우, 이들은 항해 중 선상에서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삼척항 입항 당시 선박에는 그릇, 냄비, 가스버너, 수저 등 취사도구와 쌀 28.8kg, 감자 4.1kg, 양배추 6.1kg 등 식재료 39kg과 김치찌개, 멸치조림 등 남은 음식물 10.3kg을 합쳐 총 49.3kg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목선 내 고기잡이용 그물이 없었던 것과 관련, 당초 그물은 15대를 갖고 출항했고 그 중 10대를 사용하다가 2대는 그물이 엉켜서 절단했고, 6월 13일 울릉도 인근에서 배수펌프 고장으로 물을 빼내는 과정에서 작업에 방해가 돼 사용했던 그물 모두를 바다에 버려 배안에는 사용하지 않은 그물 5대만 남은 것으로 진술했다. 또한 이 목선은 오징어를 ‘채낚기’가 아닌 ‘자망’을 투망해 걷어 올리는 방식으로 조업하기 때문에 전등이 필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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