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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여기 어때요?] 1000년 삼나무 편백나무 어울린 숲길…세계문화유산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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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행의 피로를 잊게하는 구마노고도의 니치노오타키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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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길은 단 두 개뿐. 하나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고 다른 하나가 일본 와카야마 현에서 시작되는 구마노고도다. 구마노고도는 1000여 년 전부터 교토와 나라 지역에서 은퇴한 군주나 귀족들이 일본에서 가장 영적으로 신성하다는 기이반도를 따라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일반 평민들까지 이 길을 따라 끊임없이 줄지어 순례했다고 해서 '개미의 구마노 순례'라고 불렸다. 여정에는 수백 년 된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어우러진 조용한 숲도 있고 오래된 온천마을을 만나기도 한다. 많은 시간을 내지 않고도 뜻밖의 여행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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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산림 우거진 구마노고도

구마노고도는 일본 오사카에서 동쪽으로 기차를 타고 도착한 와카야마현 시라하마에서 시작한다. 와카야마 지역은 대부분의 지역이 울창한 산림으로 우거져 있다. 태평양과 맞닿아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지역이다. 참치 해체 쇼를 하는 어판장도 유명하다

순례길에는 오래된 온천마을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고 향토음식도 맛볼 수 있다. 여행 중간에 만나는 여행객은 대부분 서양인과 일본 현지인들. 구마노고도는 순례길의 중간중간 하이라이트 코스만 걸을 수도 있다. 온천마을에서 유숙하며 즐기거나 순례길의 풀코스를 4~6일 걷는 여정도 가능하다.

유노미네 온천과 가와유 온천

순례길에 둘러볼 수 있는 온천으로는 유노미네 온천이 있다. 약 1800년 전에 발견됐다는 일본 최초의 온천이 유노미네 온천이다. 사람들이 구마노에 참배하기 전에 들려 신심을 깨끗이 하고 오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유서 깊은 온천이다. 계곡에서 온천 김이 오르고 골짜기 천연의 탕은 하루에 7번 색깔이 변한다고 한다. 병에 걸린 사람들이 이곳에서 온천 치료를 하고 살아났다는 유명한 전설이 있다.

가와유 온천은 강가에서 온천이 솟아나는 천연 온천마을이다. 구마노가와 강의 지류인 오토가와강을 따라 자리한 온천 마을로 강바닥을 파면 70도 정도의 천연 온천이 솟아난다. 직접 삽을 가지고 따뜻한 온천물과 차가운 강물을 섞어 적정 온도를 만들 수도 있다. 노천 변에 온천이 있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고 즐길 수 있다. 혼탕온천으로 여탕과 남탕이 가림막 없이 같이 놓여 있어 당황하는 사람도 많다.

구마노 산잔의 중심 구마노 혼구타이샤

구마노고도 하이라이트는 호시몬 오지에서 혼구 타이샤까지 7㎞ 걷기다. 20~30m 높이의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 1000년의 기운이 전해지는 곳이다. 조용한 마을에 잔잔한 차밭이 있다. 중간에 이정표가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무인 판매소의 각종 과일 채소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종착지는 구마노고도의 가장 중심이 되는 구마노 혼구타이샤. 구마노 산잔의 중심이다. 양쪽으로 깃발이 휘날리는 158계단을 오르면 노송나무 껍질로 된 지붕의 고색창연한 본전이 자리한다. 1889년 대홍수 피해를 입은 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옛 터에는 일본 최대 높이인 33.9m의 도리이(신사의 관문)가 세워져 있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이몬자카와 나치타이샤 나치폭포

구마노 산잔 가운데 하나로 일본 최대 폭포인 '나치노오타키'를 자연신으로 모시고 있다. 오래된 수령의 삼나무 사이로 이끼 낀 돌계단길이 아름답다. 나치타이샤에서 이어진 절 '나치잔세이간토지'는 25m의 삼층탑이 있다. 선명한 주황색 탑과 바로 뒤의 나치노오타키 폭포가 어우러진 풍경이 유명하다.

10분 정도 더 내려가면 나치노오타키 폭포 입구가 나오고 바로 코앞에서 폭포의 박력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년 7월에는 나치노오타키 폭포를 무대로 일본 3대 불 축제로 불리는 '나치불축제'가 열린다. 다이몬자카 초입에서는 헤이안시대 귀족 의상을 대여해 준다. 다이몬자카 주변에서 특별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구마노고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화물 운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개인 배낭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다음 숙소로 여행 짐을 이송해 주는 '데일리 러기지 셔틀' 프로그램과 다나베 구마노 여행지원센터에 짐을 맡겨두는 프로그램, 최종 여행 목적지까지 수화물을 배송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글로넷투어에서 세계문화유산 구마노고도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패키지상품은 119만원부터, 자유여행상품은 82만원부터. 자세한 정보는 글로넷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기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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