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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모기의 천적은 모기 자신과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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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면 무더위와 함께 모기가 기승을 부립니다. 요즘은 모기로 모기를 퇴치하기도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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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장마에 접어 들었습니다. 긴 장마가 끝나면 우리 일상에는 무더위와 함께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몰려옵니다. 바로 '모기'입니다.


가정에서는 모기를 없애기 위해 모기향을 피우거나 모기약을 뿌립니다. 그렇다면 가정이 아닌 밖에서는 어떻게 할까요?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처럼 소독약을 연기처럼 대량으로 살포할까요? 요즘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직접적으로 살포하지는 않습니다. '과학'을 이용합니다.


가장 효율적이라고 알려진 방법은 '모기잡는 모기'를 방사하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모기가 번식할 수 없게 하는 모기를 풀어 모기의 개체수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이른바 유전자변형(GM) 모기를 투입해 모기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6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이 유전자변형 모기인 '볼바키아(Wolbachia) 모기'의 자연 방사를 허가한데 이어 올 여름부터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와 20개 주에서는 일반 가정과 골프장, 호텔 등을 대상으로 5년간 이 모기가 판매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모기이길래 시중에 판매까지 하는 것일까요?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거쳐 바이오 벤처기업 '모스키토 메이크' 등에서 개발한 볼바키아 모기는 볼바키아 세균에 감염된 모기입니다.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교미한 암컷 모기는 부화하지 못하는 알을 낳게 됩니다. 자연에 방사하는 볼바키아 모기는 이 감염된 수컷 모기입니다.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 모기입니다.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지요. 그래서 이런 감염된 수컷 모기를 풀어 놓으면 사람의 피를 빨지 않는 수컷 모기는 개체수가 많아도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다 자연적으로 모기의 개체수도 줄어 들게 됩니다.


국내에서도 다른 모기의 유충을 먹지만 사람의 피를 빨지 않고 꽃의 꿀을 먹는 '광릉왕모기' 사육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기 퇴치법은 화학 약품인 모기약을 뿌리지 않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감염시킨 수컷 모기를 이용한 이 방법을 '생물농약'을 이용한 혁신적인 해충 퇴치법이라고 높게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에 개입해 생태계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기를 이용한 모기 퇴치법, 그리고 모기으 판매현황이 어떨지도 궁금해집니다. 향후 생태계 교란 논란을 극복하고 '모기의 천적은 모기'라는 사실이 정착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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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는 길거리 벽에 포스터를 붙여 모기를 없애기도 합니다. [사진=www.psf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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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포스터를 붙여 모기를 없애는 독특한 방법도 있습니다. NGO단체인 해비타트는 브라질에서 모기로 인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광고대행사 BETC상파울루가 개발한 모기를 죽이는 포스터를 대량으로 길거리에 붙였습니다.


이 포스터는 물에 녹는 쌀과 모기 유충을 죽이는 유기물로 만들어졌습니다. 비가 자주오는 열대우림의 브라질에 비가오면 포스터가 물에 녹아 모기 유충이 많이 모여있는 물웅덩이로 흘러가 60일 가량 살유충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포스트를 만드는데 첨가된 유기물은 박테리아인데 모기 유충만 효과적으로 몰살 시킬뿐 환경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벽에 붙여진 포스터에는 모기의 위험성과 전염병 예방의 중요성 등을 알려줘 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이런다고 약 1억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기가 사라질 수 있을까만, 최소한 그 개체수를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에어컨이 없는 사람들도 모기에게 덜 시달리는 여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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