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금단의 땅
해안철책 걸으며 실향민 마음도 느껴
26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 투어에 나선 관광객들이 철책선 옆을 걷고 있다. 2019.6.2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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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뉴스1) 고재교 기자 = "TV로 볼 때와는 다르게 마음이 찡하고 숙연해지네요."
DMZ 평화의길 탐방객인 윤기량씨(56·대구)는 길게 뻗은 철책을 보고 조심스레 입을 뗐다.
26일 오전 강원 최북단 DMZ 평화의길 A코스를 찾은 방문객들은 출발 전 설레던 모습과는 달리 구간마다 안내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이내 진지해졌다.
정전 협정 이후 민간 출입이 통제됐던 금단의 땅이 'DMZ 평화의 길' 이름으로 지난 4월27일 일반 국민에게 첫 개방됐다.
이날 A코스를 찾은 탐방객들은 해금강과 낙타봉, 군인들이 명칭을 붙인 철모바위, 남북을 잇기 위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외롭게 자리를 지키는 철길 등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26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 코스 일원에 지난 2003년 전신주 작업 중 지뢰 폭발로 파괴된 굴삭기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다. 2019.6.2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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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살피며 철책과 지뢰지대 사이를 걷다보니 미확인지뢰지대에서 폭발로 파괴된 굴삭기도 눈에 띄었다. 2003년 해안소초 전신주 작업을 하던 중 지뢰를 밟아 파괴됐다. 10년이 넘게 눈비를 맞으며 당시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다행히 운전자는 무사했다고 한다.
조금 더 걷다보니 방문객들의 염원을 담은 소망트리에는 '대한민국의 통일과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다음에는 금강산까지', '무기여 사라져라' 등 글귀가 무수히 걸려 있었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보로 2.7㎞를 걸어 남방한계선의 끝 지점이자 대한민국 민간인이 갈 수 있는 최북단지점인 금강통문에 도착했다. 탐방객들은 인근에 세워진 기념비에서 설명을 듣고 기념촬영하며 평화를 염원했다.
26일 강원도 고성군 DMZ평화의길 투어에 나선 관광객들이 금강통문에서 안내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019.6.2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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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버스에 올라 금강산 절경을 볼 수 있는 금강산전망대에 도착했지만 해무로 가려진 북녘을 뚜렷이 볼 수 없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과 대구에서 함께 온 문대숙씨(67·여)는 "실향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남북이 하루 빨리 통일되기를 바란다"고 염원했다.
DMZ평화의길은 통일전망대에서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 전망대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A코스와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왕복 이동하는 B코스로 매주 6일간 하루 2번씩 운영된다.
두 달 가까이 된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이 이 길을 걷기 위해 신청하고 있으며 지난 23일까지 총 48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강원도 고성군 DMZ 평화의 길 투어에 나선 관광객들이 안내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019.6.26/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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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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