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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총선용 개각… 조국 전진 배치, 장관 대거 교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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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리 후보 1순위는 김진표… 김현미·유은혜도 거론

靑, 영남 달래고 검찰 장악하려 부산 출신 조국 카드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달 이낙연 국무총리 교체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각(改閣)을 검토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핵심 전략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당초 오는 8월 이후 총선 출마자를 중심으로 개각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하지만 경제 지표 악화로 인해 영남권을 중심으로 반여(反與) 정서가 확산되자 그 시기와 폭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윤석열로 검찰 직할 체제 구축?

관심은 조국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 여부다. 청와대는 조 수석을 포함한 다수의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에 착수했다. 조 수석은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적폐 청산 국정 기조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주도해 왔다. 그가 법무장관에 임명될 경우, 검찰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등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직할 체제로 짜이게 된다. 여기에 정치권과 기업 수사를 총괄하는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될 수 있다.

청와대는 조국 법무장관 가능성에 대해 "확인할 것이 없다"고 했다.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부산 출신인 '조국 카드'를 만지는 것은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산 출신 차기 대선 주자 키우기 전략도 고려됐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 총선의 승패를 가를 영남권 민심을 잡기 위해 이미 백지화됐던 가덕도 신공항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영남 출신 총리와 법무장관 카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호남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차기 대선 주자로 부각돼 왔다. 반면 부산·경남 출신 중에선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후 뚜렷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남 출신이지만 영남보다는 수도권 색채가 강하다.

◇차기 총리 콘셉트는 영남·경제·여성

이낙연 국무총리는 2017년 문 대통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현재까지 만 2년 이상 일을 함께 해왔다. 여권에서는 이 총리가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호남 출신 국무총리로는 한계가 있으니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부산 대통령이지만 총리를 호남 출신이 맡으면서 영남권의 반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만일 이 총리가 교체되면 이 총리 추천으로 임명됐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조기 교체될 수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에 이어 정부의 경제라인이 전면 수정되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야권의 '경제 위기론'에 대해 "왜곡 과장됐다"며 방어해 왔다. 하지만 수출과 고용 등 대부분 경제지표가 악화되자 경제라인 대폭 교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는 경제"라고 말했다.

만일 다음 달 총리가 교체된다면 노무현 정부 때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가 국무총리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여성 총리 카드'가 변수다. 문 대통령은 내각 30% 여성 임명을 공약했지만, 개각 때마다 여성 인력난을 호소해왔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총리의 국무총리 발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야권의 반발이 뻔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조국 카드와 함께 국무총리·경제부총리 동시 교체를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한·미 정상회담 이후 다음 달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국회 청문회를 마치고 나서야 총리와 법무장관 등에 대한 순차적 개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각의 시기와 폭은 전적으로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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