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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美에 맞서야"vs"中 5G장비 금지 검토"… G2, 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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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보호무역주의 반대” 성토 / 전문가 “美에 강경입장 고수할 것” / WSJ “백악관, 통신장비 업체에 중국 外 국가서 제조 여부 문의”

세계일보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무역협상 양보 없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전망했다. 반면 미국은 G20 담판을 앞두고 중국산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중 압박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淸華)대학 경제학연구소 리다오쿠이 교수는 지난 23일 한 세미나에 참석해 “무역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고, 통제 가능하다”며 “중국은 경제의 자신감에 근거해 이번 미·중 협상에서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GDP)을 6.3%로 예상하고, 정부 목표치인 6∼6.5%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15년 내 중국 중산층이 현재 4억명에서 8억명으로 늘어나고, 이런 탄탄한 국내 수요가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법률적 용어와 처벌 조항에 집착하는 태도를 계속 고집한다면 협상 분위기를 망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G20 담판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와 재정부, 상무 등은 이날 오전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시 주석의 G20 참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을 겨냥해 “이번 G20에서는 다자주의 수호의 기치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쥔(張軍) 외교부 부장조리는 “국제사회는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횡포와 폐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G20은 국제 질서와 국제사회의 공평 및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지난 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로고가 걸려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5월 화웨이 장비의 미국 내 사용금지를 계기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은 대중국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G20을 앞두고 G2(미국·중국) 간 신경전이 날로 첨예해지고 있는 것이다. 담판에 앞선 ‘기세 올리기’ 전술로 해석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에서 설계, 제작되는 차세대무선통신 5G 장비를 미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백악관 관리들이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에 미국 수출용 하드웨어를 중국 외 국가에서 제작, 개발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자들에게 통신장비 보안을 뚫을 약점을 몰래 심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마이클 웨슬 위원은 “가장 큰 국가안보 우려 대상은 중국 국유기업들이지만 중국에서 영업하는 업체가 생산하는 장비라면 무엇이든 시설접근 등의 취약성으로 보안 우려가 훨씬 커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미국 내 중국산 5G 장비 사용을 제한한다는 것은 미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 투자처를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정지혜 기자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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