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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N인터뷰] 차인표 "감독 도전은 계속…영화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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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영화 옹알스 스틸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차인표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 '옹알스'의 최근 극장 개봉에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기획부터 제작, 연출까지 하게 된 첫 장편 영화인데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도 해주시고 개봉까지 하게 돼서 기쁘다"고 고백했다. '옹알스'로 감독이자 제작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게된 그는 "앞으로 영화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도전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계획도 전했다.

'옹알스'는 12년간 21개국 46개 도시에서 한국의 코미디를 알린 논버벌 코미디팀 '옹알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전기를 담은 영화다. 옹알스는 어린 아이의 옷을 입고 오직 표정과 행동만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는 논버벌 코미디팀으로 12년간 활약해왔다. 이들은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코미디를 알렸고, 지난해에는 국내 코미디언 최초로 예술의 전당 공연도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차인표가 '옹알스'를 제작하고 연출하게 된 계기는 안타까운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세계 무대를 배경으로 도전해온 옹알스에게 새로운 자극이 돼주고 싶었다.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는 이가 있을 때 힘을 얻는다"며 "옹알스의 이야기가 영화화되는 것이 그들에게 거대한 관객들이 생기는 것이지 않나.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옹알스를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옹알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옹알스의 도전기를 담으려 했지만 현실에서의 도전은 지체되고 있었고, 영화 제작진도 한 차례 해산하게 됐다. 차인표는 "옹알스도 우리를 보면서 '이게 영화가 될까'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서로 신뢰하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촬영을 쉬고 있는데 옹알스가 라스베이거스에 찾아왔다. 그때부터 다시 찍기 시작했다. 힘이 빠진 이후부터 옹알스가 더 솔직해지기 시작했고, 이야기도 더욱 진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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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옹알스 스틸 © 뉴스1


'옹알스'는 옹알스의 해외 공연 혹은 해외에서의 성공 과정을 조명하지 않고 라스베이거스 진출을 위한 고민에 집중한다. 차인표는 "막상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보니까 하루하루의 작은 문제들이 절박하더라.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가게 됐다"며 "기다림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기다리면 새로운 게 나올까 고민이 들었고, 그런 생각들을 반복하게 되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니까 과장되게 몰아가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우리가 먼저 다가서 옹알스에게 방향을 말해주는 것은 거짓말이다. 옹알스가 스스로 찾아와야 하니까 그걸 참는 게 어렵더라"고 회상했다.

'옹알스'에서 차인표는 미국인 배우인 타일러 영입을 제안한다. 타일러는 옹알스에 합류하게 되지만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차인표는 "타일러가 오면서 레퍼토리가 업그레이드가 되길 바랐다. 그와 쇼를 만들어서 라스베이거스에 가고, 오디션을 보게 하려는 게 계획이었다"며 "동양인이 백인을 고용해서 쓰는 생각을 하긴 어렵다.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걸 성공시켜보고 싶었다. 협업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도전 과정에 있어서 타일러가 큰 역할을 해줬다. 그도 정말 자기 꿈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리더 조수원의 혈액암 투병기도 담겼다. 차인표는 "조수원씨도 그렇고 저 역시도 이 이야기를 통해 아픈 분들, 혹은 아픈 분이 있는 가족들도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큰 도전을 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 열심히 치료를 받고 다시 삶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옮기고 있는 모습으로 힘을 얻었으면 했다"며 "연락하기도 조심스러울 때가 많았는데 조수원씨가 오히려 (우리 제작진을)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든든한 마음을 느꼈다. 끝까지 영화를 마무리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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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옹알스 스틸 © 뉴스1


차인표가 바라본 옹알스는 "이미 장벽을 뛰어넘은 팀"이었다. 그는 "옹알스가 영국 치매 노인 요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찍은 사진이 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옹알스가 말을 하는 코미디를 했다면 오히려 성공이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다면 외국 노인 분들 앞에서 코미디를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웃긴 사람들이어도 어렵다"며 "옹알스의 코미디가 논버벌 코미디여서 가능했다. 그들이 가는 길은 국제화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장벽을 이미 뛰어넘었다"고 덧붙였다.

차인표는 앞으로 감독으로서 거창한 꿈은 없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나이가 들었으니까 배우로서 가끔씩 연기하면 좋고 제작을 하거나 연출을 해도 좋다. 젊었을 땐 뭔가 의욕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하는데 이제는 재미있게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라며 "한 감독님이 큰 영화로 대접 받으려 하지 말고 작은 영화부터 띄워보라 하더라. 온 가족이 보는 영화도 좋고 성경적인 기독교 영화에도 도전하고 싶다. 다른 영화는 많으니까 잘 만들어지지 않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옹알스' 시즌2는 계획에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선배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 영화를 오래오래 하고 싶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을 했으니까 도전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배우든 제작이든 감독이든 젊은 세대와 더불어서 작은 도전부터 이뤄보고 싶다. 오픈된 마음으로 소통부터 하려 한다. 이런 건 나이 든 사람이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그런 역할을 할 나이이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한국에 들어오는데 온 가족이 손 잡고 함께 '옹알스'를 보러가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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