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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서울시향, 잠재력 무한한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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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왜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이었냐고요? 열려있는 태도, 거기에서 비롯하는 잠재성과 가능성 때문이죠.(웃음)"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대연습실. 제2대 신임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핀란드 출신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56)는 "다른 유명 오케스트라들이 아닌 서울시향이어야만 했던 이유가 뭔가"라는 물음에 "지금 세계적으로 유명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유명해질 수 있는가, 그 잠재성이 중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동안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들을 많이 지휘해봤습니다. 하지만 명성이 높은 게 능사는 아니더군요.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들은 지휘자 입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거나 다른 접근을 추구하려고 할 때면 벽에 부딪치기 쉽습니다. 기존에 해오던 레퍼토리에 익숙한지라 거부 반응을 일으키거나 저항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요. 그러나 서울시향은 달라요. 언제든 새 모험을 해볼 준비가 된 젊고 훌륭한 단체니까요."

벤스케는 '시벨리우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북구의 거장이다. 현재 미국 미네소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2003~2022)으로 부임 중이며, 핀란드 라티 심포니 명예지휘자 등을 겸하고 있다. 그와 서울시향 인연은 2015년 11월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 출발했다. 지난 2월 네 번째 만남에선 시벨리우스 전곡을 선보였고, 그즈음 서울시향 차기 음암감독으로 유력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서 임명장을 수여받은 그는 신임 음악감독으로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어느 한 명 소외됨 없이 모두가 함께 가겠습니다. 이를 '전체성'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전문적인 레이블과 함께 레코딩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시향이 국제적 명성을 얻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국제 페스티벌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위상을 공고히 하겠습니다."

'찾아가는 공연'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해외 유명 도시 뿐 아니라 국내 지방 투어 또한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것이다. 유명 작곡가 레퍼토리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부분도 주목할 점이다. 벤스케는 "브람스, 바흐 등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나아가 덜 발굴된 작곡가들, 훗날 더 높게 인정받을 작곡가들을 최대한 조명하겠다"고 말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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