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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란 추가제재 못박은 美···'그림자 전쟁'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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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의 대리군 지원 중단 등

수용 어려운 선행 조건 내걸어

해외銀·보험사 등 이란 돈줄 차단도

전쟁 않고 이란 막을 새 옵션 추진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대(對)이란 추가 제재 단행을 공식화한 가운데 걸프 지역을 순방 중인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특별대표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란이 수용하기 어려운 선행 조건을 내걸었다. 핵·미사일 프로그램뿐 아니라 이란의 대리군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압박 발언에 더해 미국은 이란 경제를 고사시키기 위해 여전히 이란에 자금줄을 대고 있는 해외 은행과 보험사·무역회사 등을 제재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훅 특별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제재 해제와 관련해 이란 정권과 기꺼이 협상하려 한다”면서도 “그러려면 이란의 대리군 지원은 물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망라하는 협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이란의 대리군은 예멘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하마스,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성향의 무장세력을 뜻한다. 그러면서 “이란은 군사 작전을 숨기려고 대리군과 허위 정보를 이용한다”며 “미국은 이란의 대리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에 원하는 협상은 현행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는 대신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시리아 완전 철군, 대리군 지원 중단 등 이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해 새롭게 합의하는 것이다. 훅 특별대표는 걸프 지역 순방을 마치고 방문할 파리에서 핵 합의 서명국인 영국·프랑스·독일 정부에 기존 핵 합의를 대체하는 새 합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 단행과 관련해 아직 경제적 제재를 가하지 않은 소비재·산업재 제조업체나 자금·상품을 이동시키는 무역회사·선적회사 등이 추가 제재의 타깃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에 그치지 않고 이란을 저지할 새로운 옵션을 개발하기 위해 비밀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정규 군사력을 동원하는 전쟁 대신 자국의 개입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국 인물이나 기관을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으로 추가 사이버 공격이나 이란 군용선박 무력화, 이란 대리집단의 분열 등 광범위한 활동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말 이란과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던 미국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국의 자제를 결단력 부족이나 나약함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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