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메인 뉴스 43분 중 33분 동안 방북 보도
인민일보는 해외 9개국 특파원 동원해 성과 부각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적극 개입 시사 의도로 보여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는 24일 오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을 홈페이지 첫머리에 특집으로 꾸며 올려놓았다. [중국 신화망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화사, 인민일보와 함께 중국 3대 매체 중 하나인 중국 CCTV는 시 주석이 돌아오던 21일 당일의 저녁 7시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의 전체 43분 뉴스 가운데 33분을 시 주석의 방북 소식으로 채운 데 이어 이튿날에도 20분가량을 방북 소식으로 할애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나 차이나데일리 등 다른 중국 매체도 시 주석의 방북 보도에 대대적으로 지면을 할애했다. 인민일보는 24일에는 해외 특파원을 9명이나 동원해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보는 시 주석의 방북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 5.1 경기장에서 열린 자신의 환영 공연을 본 뒤 운집한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중국 신화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 주석 방북을 가장 체계적으로 전했던 신화사는 23일 보도에서 결산성 기사를 실으며 방북을 강조하는 데 대한 설명을 내놨다.
시 주석 방북을 결산한 이 보도는 3단계 논리 체계를 가진다. 첫 단계는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개인적인 ‘우의’ 강조다. 1박 2일 짧은 방북 일정이었지만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30시간 동안 11차례 행사를 같이했다.
시 주석을 최고의 예우로 맞으려 김 위원장이 직접 계획을 짜고 직접 준비에 나섰으며 세세한 문제까지 사전에 중국과 소통을 했다고 신화사는 전했다. 시 주석 방북이 갑작스레 이뤄진 게 아니라 북·중 간 오랜 시간 조율 과정을 거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평양 공항에서 금수산태양궁전 광장까지 25km 거리를 메우기 위해 동원한 25만 인파, 시진핑 주석 한 사람만을 위한 5.1 경기장에서의 대형 공연, 시 주석에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선곡된 중국어 노래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이 다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신화사는 밝혔다.
두 번째 단계는 지도자 간의 우의를 토대로 한 북·중 양국의 전통적 우의 강조.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사망한 중국인민지원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북·중 우의탑’ 참배는 ‘외부의 적에 공동으로 맞서 싸우기 위한 정신’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지난 20일 북한 5.1 경기장에서 벌어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환영 공연에서 북한 공연자들이 '북중 친선은 불패'라는 뜻의 한자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 신화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국 언론이 시 주석 방북 활동을 사흘째 잇따라 전하며 강조하고 싶은 게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신화사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있어 ‘평화의 수호자’ ‘대화의 추동자’ ‘안정의 공헌자’라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이 견지하는 4가지 입장을 소개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방향을 계속 견지하는 것을 지지” “남북한의 지속적인 관계 개선 지지” “북미 정상 간 만남에서의 성과 획득 지지” “관련 국가들이 대화로 각국의 합리적인 관심을 해결하는 걸 지지” 등이다.
신화사는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여건을 쌓아나가고 창조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 중국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인민일보도 해외 인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자 수호자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이게 바로 중국 언론이 시 주석의 방북 활동을 귀국 사흘이 지나도록 집중 보도하는 이유로 보인다. 시 주석이 앞으로 세계 평화 구현을 위해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