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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국제 여론전’ 나선 이란, 美 무인기 항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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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에도 영공 침범”

세계일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무인정찰기 MQ-9가 지난달 26일에도 이란 영공을 침입했다며 비행 괘적을 공개했다.


이란이 미군 무인기를 격추하며 미·이란 간 긴장이 군사충돌 일보직전까지 치달은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무인기 항적자료까지 공개하며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리프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5월 26일, MQ-9 정찰용 무인기의 항적도’라는 제목의 지도를 올리면서 “(미군의 이란 영공 침범에 대한) 더 많은 증거는 ‘B-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전쟁의 덫에 가두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B-팀’은 이란에 적대적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가리킨다.

자리프 장관이 올린 지도는 이란 남부 유전지대인 아살루예 지역을 바탕으로 비행체의 항적으로 보이는 곡선과 시각, 비행정보구역(FIR), 이란 영해 경계선 등이 표시돼 있다. 그는 이밖에 유조선 공격을 이란 책임으로 돌리려고 계획하는 전화 통화 내역 등의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며 “신중함은 전쟁을 막을 수 있지만 경제적 테러리즘(대이란 제재)은 긴장을 낳는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미군 무인기 MQ-9 리퍼. 미 국방부 제공


그가 이란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미군의 MQ-9 리퍼 무인기는 정찰뿐 아니라 공격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뒤 이란군이 사건 현장을 정찰하는 MQ-9 리퍼 무인기를 격추하려고 지대공 미사일을 쐈으나 맞히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20일 새벽에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남동부 해상에서 미군 무인정찰기 RQ-4글로벌 호크 1대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 이란은 영공 침범을 이유로 들었으나 미국은 국제 공역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자리프 장관은 격추된 무인정찰기의 항적을 2분 간격으로 표시한 지도를 22일 트위터에 올리며 미국 주장을 재반박했다. 무인정찰기가 20일 오전 2시24분 이란 FIR에 진입했을 때와 3시58분 이란 영공에 진입하기 직전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부대가 경고 신호를 보냈으며, 별다른 응답 없이 4시2분 이란 영공 안으로 들어와 4분 뒤인 4시6분 격추시켰다는 설명이다.

자리프 장관은 당시 무인기 위치가 북위 25도59분43초, 동경 57도02분25초라고 했다. 반면 미 국방부는 이 무인기가 북위 25도57분27초, 동경 56도52분39초 지점에서 이란 미사일에 맞았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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