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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5년내 법조인 입문 코스…지원자 급감에 日 로스쿨 ‘고육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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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절반 준 36곳만 입학자 모집 / 인기 회복 위해 2020년부터 시행

일본에서 입학 지원자 감소로 허덕이는 로스쿨(Law School·법학전문대학원)이 인기 회복을 위해 내년부터 대학 학부와 로스쿨을 합쳐 5년 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법조 입문 코스를 만든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 등에 따르면 신(新) 법조 코스는 법학부 4년간의 학점을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취득해 조기 졸업한 뒤 로스쿨(2년제)에 입학하면 2학년 때 사법시험(우리의 변호사시험 격)을 볼 수 있도록 한다. 현재는 법학부 4년 졸업 후 로스쿨 2년 코스를 마쳐야 사시 응시 자격이 주어져 최소 6년 반 정도가 소요된다. 산술적으로 지금보다 최대 2년 정도 빨리 사시에 합격할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제도는 지난 19일 참의원(參議院·상원)에서 법과대학원교육·사법시험연대법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확정됐다.

세계일보

일본의 벤처기업 인공지능(AI)이 지난달 실시된 사법시험예비시험에서 95개 문제 중 57개 문제(60%)를 적중했다는 내용을 전하는 일본 뉴스 방송. 일본 법무성은 예비시험의 커트라인을 만점의 60%로 하고 있어 AI로 준비했다면 첫 관문을 거뜬하게 통과할 수 있었던 셈이다. NNN 캡처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단일 코스로 전환한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로스쿨 코스 외에 사법시험예비시험 코스라는 별도의 법조 입문 코스를 두고 있다.

2004년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일본은 2006년부터 사시 응시자격을 로스쿨 졸업자로 제한했다. 이후 경제적, 시간적 이유로 로스쿨에 진학할 수 없는 희망자를 위해 2011년부터 예비시험 제도를 신설했다.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로스쿨 졸업자와 동등한 법률 지식을 가진 것으로 인정돼 사시에 응시할 수 있다. 이렇게 되자 우수 학생은 굳이 로스쿨에 진학할 필요가 없이 고시학원에 다니며 예비시험과 본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시 합격률 저하로 지원자가 격감하고 있는 로스쿨로서는 더욱 위기를 맞은 셈이다. 지난해 로스쿨 지원자는 2004년의 10%인 8058명에 불과했다. 최대 74개였던 로스쿨도 올해에는 36개교만 입학자를 모집했다.

새로운 제도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사시 응시 기간이 줄게 됐다는 환영론과 다양한 인재에게 법률 지식을 전수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로스쿨도 결국 고시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고시학원 관계자는 “누구라도 시험 볼 수 있는 예비시험이 거꾸로 (법조 입문의) 다양성을 책임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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