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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비핵화 협상 재개를 가늠할 정상외교전 ‘운명의 한 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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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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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4개월간 교착 상태였던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다시 움직일 운명의 한 주가 시작됐다. 21일 막을 내린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28일 한미중일 정상이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집결하는 주요 20개국(G20) 회의가 개막하기까지 일주일간 주요 정상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고돼 있다.

28~29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향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협상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일본 방문 예정이고, 앞서 20~21일 북한을 방문했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8일 방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부터 1박2일간 G20 회의에 참석한 직후 29일 한국을 찾는다. 일본에서 열릴 미중ㆍ한중 간 정상회담, 회의 직후 한국에서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 모두 비핵화 관련 현안이 중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외교가에선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정상회담의 결과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 상태였던 북미 관계의 향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평양을 찾아 비핵화 협상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전달 받은 시 주석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상례다. 한 외교 소식통은 23일 “G20 정상회의 전 중국 정부에서 시 주석의 방북 결과를 정리해 어떤 형식으로든 공개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이해당사자인 미국이나 우리나라에는 별도의 외교 경로를 통해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전날 “한반도 정치대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의 북미 대화 재개 의지, 또는 방식과 관련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측 메시지에 대한 미측의 반응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화 촉진자 역할을 자임한 문 대통령과, 대화의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 김 위원장 메시지를 평가하고 의견 교환 등 조율을 거쳐 입장을 밝힌 것이란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미 회담 결과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대체로 대화 재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선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를 텄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교환이 최근 재개된 데다, 조선중앙통신이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사의까지 보도한 점으로 미뤄 조만간 북한이 협상장 복귀 시점을 재고 있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서 비핵화 관련 ‘건설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의사를 밝히고, 대화재개 시기 등을 제안했을 법 하다”며 “북한도 협상재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G20 회의와 한미정상회담 등을 거쳐 이르면 내달 초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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