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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靑, "북·미 친서 교환 긍정적"…비건 방한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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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로 북·미 실무협상 분위기 조성

"친서 교환 때 이미 접촉" 관측 나와…외교부는 신중모드

비건 판문점 접촉→트럼프 방한 메시지 이어질지 주목

중앙일보

지난해 북·미 실무협상을 주도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최 부상은 최근 외무성 제1부상으로 승진한 만큼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는 뉴페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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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에 대해 청와대가 기대감을 표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북·미 정상 간 진행되는 친서 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한·미 간 소통을 통해 우리 정부가 인지하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ㆍ미가 친서 전달 과정에서 이미 접촉을 했다고 봐야 한다”며 “미 정부에선 북한의 최근 신호들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ㆍ미는 지난해에도 국무부-외무성 라인 외에 미 중앙정보국(CIA)과 통전부 라인을 통해 물밑 접촉을 해왔다. 다만 지난해까지 키플레이어로 판을 주도했던 김영철 통전부장이 하노이 회담 이후 교체됐기 때문에 별도의 채널을 통했을 수 있다.

친서 교환이 공개되면서 이번 주 후반 서울을 찾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동선이 관건이 됐다. 비건 대표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서 방한하는 만큼 북측과의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란 말이 나온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는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아직까지 큰 움직임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비건 방한에 기대감을 표명하는 쪽에선 그가 판문점 또는 평양에서 북ㆍ미 실무 협상을 하고, 뒤이어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메시지를 북측에 발신하는 수순을 그리고 있다.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ㆍ미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조율 중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실무협상이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대북 메시지를 발표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반면 하노이 회담 이후 북ㆍ미 간 근본적인 입장이 달라질 계기가 없었던 만큼, 이번에 북·미 간 실무접촉이 이뤄지더라도 비핵화에 대한 ‘셈법’이 바뀌었는지 떠보는 탐색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회담 결렬 이후 북·미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데선 의미가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이제 비핵화에 대한 기술적인 대화로 넘어가기를 원한다”며 “반면 북한은 이보다는 추가적인 정상 차원의 이벤트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두 입장을 어느 정도 좁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지난 20~21일 북ㆍ중 정상회담으로 상반기 굵직한 외교 스케줄을 마무리했다는 점도 대화 재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4월 북ㆍ러, 6월 북ㆍ중 정상회담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 자신이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연말로 정한 것도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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