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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델타와 사업 시너지·경영권 방어까지…조원태 `천군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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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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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보유 사실을 밝히면서 대한항공과 운영하고 있는 조인트벤처(JV)의 성공과 고객 편의 향상,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성장 기회 확보가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조원태 회장 일가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든든한 우군을 확보해 양측 간 '윈윈(Win-Win)'이 가능하다.

사실 협력 관계에 있는 항공사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델타항공이 예전부터 글로벌 항공업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취해 왔던 전략이다.

2015년에는 중국 동방항공 지분 3.5%를 취득해 현재 3%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2017년 투자를 단행한 에어프랑스-KLM그룹 지분도 9%를 보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골항공(9%)에도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델타항공은 버진애틀랜틱항공 모회사인 버진애틀랜틱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멕시코 항공사 에어로멕시코 모회사인 그루포에어로멕시코(Grupo Aeromexico) 지분도 51%를 보유 중이다.

특히 델타항공은 수년 전부터 아시아 노선 확대에 역점을 둬 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아시아 노선이 수익성 높은 노선으로 부상하자 델타항공은 구조조정 와중에도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공항의 운항 노선을 늘리면서 LA를 미국 서부 허브공항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미국 서부 노선을 수익 노선으로 활용했던 대한항공과도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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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이 아닌 지주회사 한진칼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법상 외국인의 국적사 지분 투자가 49%까지 제한되고, 이보다 지분율이 낮아도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항공운송 면허가 취소된다. 그러나 델타항공이 향후 확대하겠다고 밝힌 지분율 목표 10%는 대한항공에 직접 투자를 했더라도 당국의 제재 없이 충분히 확보 가능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투자 목적에 대해 조 회장 오너 일가에 대한 우호 지분 확보가 목적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보유 사실을 직접 밝힌 만큼 현재로서는 지분율만 알려진 상황이다. 델타항공은 최근까지 한진칼 지분을 장중 꾸준히 매수해 지분율을 4.3%까지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난해 7월 한진칼 주가가 주당 1만6000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 들어 4만원대를 회복했던 것을 감안하면 델타항공이 상대적으로 고가에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또 고 조양호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이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제야 백기사로 나선 것도 의문으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KCGI와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국의 판단도 남아 있고 언제까지 지분율을 10%로 늘리겠다고 명시하지 않아 향후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KCGI가 향후 한진칼 지분을 20%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 소식은 조 회장 측에 충분히 호재다. 델타항공이 자신을 조 회장 우호 세력이라고 밝히지 않더라도 협력 관계가 깊은 델타항공이 조 회장에게 반대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왔다. 대한항공이 주도해 2000년 창설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의 멤버로 참여했으며 항공사 간 가장 높은 협력 단계인 JV를 출범하며 미주~아시아 노선에서 사실상 한 몸이 됐다.

특히 재계에서는 향후 델타항공이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 조양호 회장 사망 이후 7명이던 한진칼 이사회(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4명)는 6명(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4명)으로 줄어들어 한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JV를 운영 중인 에어프랑스에서는 이미 지분을 취득한 이후 이사회에 합류한 상태다.

[한예경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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