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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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각)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합작회사) 제휴 강화를 위해 한진칼 지분 4.3%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한‧미 당국 승인을 받는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325개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다. 대한항공과 한‧미 양국 직항 13개 노선과 370개 지방 도시 노선을 운영하는 조인트벤처도 운영하고 있다. 조인트벤처는 항공사 두 곳이 한 회사처럼 운항 일정을 조정하고, 공동으로 영업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단계다.
재계에서는 델타항공이 구체적인 지분 매입 배경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델타항공은 고 조양호 회장 때부터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두 회사가 협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2대 주주 KCGI와의 지분 경쟁에서 한시름을 덜게 됐다.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 17.84%를 포함해 조원태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한진칼 지분은 28.93%다. 조원태 회장 보유 지분은 2.34%로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손실 없이 상속해야 경영권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2대 주주 KCGI 지분율은 15.98%다. 유안타증권은 KCGI가 목표 이상 수익률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20%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지분 4.3%를 확보하면서 조원태 회장 우호 지분율은 33.23%까지 늘었다. 델타항공이 발표대로 지분을 10%까지 추가 매입할 경우 우호 지분은 38.93%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KCGI가 지분을 20%까지 늘려도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KCGI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거부되는 등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지원 기자(jiw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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