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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문화재청, '성락원 가치 없다' 보고받고도 사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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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영주 "철종 대 이조판서 심상응은 소유자 주장"

연합뉴스

성락원 송석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성북구에 있는 정원인 성락원(城樂園, 명승 제35호)이 1992년 사적으로 지정될 당시 전문가들이 '가치가 상실됐다'는 보고서를 올렸음에도 지정 절차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20일 국가기록원에서 입수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 '성락원 조사보고서'와 관련 문건을 조사한 결과, 1992년에 문화재 당국과 지자체가 모두 성락원에 문화재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1992년 3월 9일 문화재전문위원 3명과 문화재관리국 공무원 2명이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는 "각자(ㄱ)가 돼 있는 영벽지 주변은 보존가치가 있으나, 기타 부분은 건물 신축, 조잡한 조경 등으로 심히 크게 변형돼 국가지정 가치가 상실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각자(ㄱ) 부분은 원형을 보존하고 주변을 정비하여 보존하는 방안을 서울시에서 검토하는 것이 좋겠음"이라고 덧붙였다.

성락원 본채 건물에 대해서는 "의친왕 별궁으로 전해지나 60여년 전에 재축돼 그 원형을 알 수 없으며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1955년경 심상준이 24칸으로 재축했다"고 기록했다.

1992년 8월 서울시가 문화재관리국에 보낸 것으로 보이는 보고서도 성락원 내 추사 추정 글씨에 대해 "확인이 어려우므로 현재로서는 지방문화재로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했다.

또 '성락원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문서를 보면 성락원 소유자 측이 연혁을 기술하면서 '철종시(1856년) 심상응 이조판서 기거'라고 적었는데, 이러한 주장이 고증 없이 사실로 둔갑한 것으로 보인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문가들이 문화재 가치가 없다고 했음에도 1992년 8월 13일 문화재관리국장이 작성한 보고서는 이전 내용을 빼고 '조선 별서조원의 유일한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문화재청이 철저히 조사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진행 중인 용역 결과를 종합해 사실관계를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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