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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軍 경계 실패… 北어선, 표류 아닌 의도적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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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에 접안, 산책 주민이 발견..軍, 현장 상황 공개에 입장 변경
정경두 "엄중히 책임 져야할 것"


파이낸셜뉴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단독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북한 선원들이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뒤 주민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뉴스1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19일 서울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2019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강원 삼척항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된 북한 어선이 표류해 삼척항까지 왔다는 당초 발표와는 달리 의도적으로 귀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당국은 이들의 귀순을 전혀 감지하지 못해 해안경비에 심각한 안보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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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15일 삼척항에서 주민에 의해 발견된 북한 소형 어선이 당초 기관 고장으로 떠내려온 것이라는 당초 해명과는 달리 엔진을 기동해서 의도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확인돼 해안 방어막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해야 할 군 당국이 바닷길이 뚫리는 심각한 안보 구멍에 대해 정확한 원인규명조차 하지 못하는 등 국민보호, 국가수호라는 기본적 책무를 소홀히하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표류했다던 北어선 의도적 접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서울 이태원로 국방부에서 열린 2019년 전반기 전군 주요 지휘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가 백 가지 잘한 점이 있더라도 이 한 가지 경계작전에 실패가 있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며 군의 잘못을 시인했다.

정 장관은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해안 방어막이 뚫렸는데 국가수호에 나서야 할 군 당국이 정작 경계작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 선박과 관련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어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를 출항해 12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 13일 울릉도 동북방 30NM(약 55km)지점에 도착했다. 이날 저녁 기상악화에 따라 표류하다가 다음 날인 14일 삼척항 동방 2~3NM(약 3.7∼5.5km) 지점에서 엔진을 정지한 채 대기, 15일 일출 이후 삼척항으로 다시 출발해 오전 6시 22분께 삼척항 방파제 부두 끝 부분에 접안했다. 이후 6시 50분경 산책나온 지역 주민이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

■北선원 버젓이 남한 땅을 내집처럼

주민이 이들을 최초로 발견했을 당시 북한 선원 2명은 배 안에, 나머지 2명은 육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어선에는 모두 4명이 타고 있었으며 2명은 작업복 차림이었고, 나머지 2명은 각각 인민복과 얼룩무늬 전투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북한 민간인인 것으로 1차 확인됐지만 중앙합동조사에서 구체적인 신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북한 선원 중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에게 전화를 하겠다며 최초 발견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군 당국은 "(해당 어선이) 기동하지 않고 몇 시간동안 해류 정도의 속도로 떠내려오다 보니까 근무자들이 해면인지 목선인지 구분을 못한 것"이라며 "공교롭게도 우리가 잡을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 해류처럼 떠내려왔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밝혔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北선원 2명은 귀순 의지 강해

군 관계자는 "해안에서 운용하는 해안선 감시용 IVS 지능형 영상감시체계로 15일 오전 6시 15분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소형목선을 약 1초간 2회 포착했지만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항구로 들어오는 선박이라 일반 어선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북한 선원들이 타고 온 어선은 파기했다던 전날 통일부 발표와는 달리, 현재 해군 1함대에서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 부처가 잘못된 해명으로 오히려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당국의 합동심문 결과, 북한 선원 4명 중 2명은 우리측에 귀순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2명은 18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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