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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온라인게임서 도박 호객…청소년도 무방비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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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온라인게임에서 중계가 이뤄지는 도박 (기사 일부 내용과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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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과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이 사이버 도박 중계 플랫폼으로 악용되고 있다. 사이버 도박하우스 홍보, 모객, 입출금이 온라인게임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단속기관이 한 때 도박장으로 이용됐던 온라인게임 불법 사설서버를 발본색원하자 게임이 새로운 유통경로로 선택된 것이다. 게임산업은 이용장애 속 사행성 논란에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또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류돼 게임 건전 이용 인식 개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등 장수 온라인게임에서 도박 사이트를 홍보·운영해온 20대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사설서버를 운영하며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게임 핵을 판매 유통해 처벌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게임자체를 홍보 플랫폼으로 사용해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전체 이용가 등급 게임에서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홍보했다. 게임 캐릭터 말풍선에 카카오톡 아이디와 함께 홍보 문구를 써넣는 방식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판돈은 19억원에 이르렀다.

온라인게임을 중계 창구로 이용하는 영업은 지금도 성행 중이다. 가장 활발한 영업은 중계형태다. 이들은 도박사이트와 계약을 맺고 도박을 대행하거나 직접 돈을 받아 플래시 게임 등으로 도박을 진행한다. 채팅을 이용해 도박 참여자를 모집한 뒤 귓말로 계좌번호를 알려준다. 입금이 되면 도박사이트에 들어가 파워볼, 소셜그래프, 달팽이 레이싱을 하거나 일반 웹사이트에서 사다리, 주사위 게임에 현금을 걸어 결과에 따라 배당급을 지급한다.

게임 내 분위기가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거나, 이용자 스펙트럼이 넓은 게임일수록 중계창구로 사용된다. 채팅 신뢰성을 비교적 높게 받아들이며 도박이라는 관념이 상대적으로 희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청소년층에서 인기가 좋은 파워볼과 소셜그래프가 주사위·사다리보다 많이 보이는 이유다.

정보통신망법상 영리목적으로 도박 사이트를 통한 도박 행위는 금지돼 있지만 처벌규정이 없다. 전과자 양산을 막기 위해 초범과 청소년 등을 계도하는 측면으로 나가고 있어 아직 본보기가 될 만한 사례도 없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도박 사건 54%가 불기소됐다. 새로운 중계업자를 찾으면 얼마든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본래 게임 내 도박은 버그베어, 슬라임 경주로 대표되는 일부 게임 사설 서버에서 성인이 해왔으나 정부와 게임사 단속을 피해 새로운 형태로 돌아온 것이다.

게임산업 의지와 상관없이 도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에 따라 게임장애 국내 도입 국면 속 사행성 논란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게임의 사회적 이미지에도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스팀 플랫폼상에 이뤄지는 '카스 고' 스킨 거래로 온라인게임과 결합된 도박 논란이 매해 일어난다. e스포츠 경기를 보면 랜덤으로 획득하는 스킨을 스팀장터에 팔고 스팀월렛을 충전, 새로운 게임을 살 수 있는 스팀 시스템을 악용한다. 도박회사들이 고등급 스킨이 나올 확률에 베팅할 수 있게 공개 API를 따오면서 도박사이트 콘텐츠로 이용된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질서 저해 행위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적발 시 운영 정책에 의거해 제재하고 내용을 공개한다”며 “수사기관에 의뢰하고 적극 수사 협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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