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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홍상수 이혼 못 해"…최태원은 이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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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채원 , 김종훈 기자] [the L] 법조계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사이에서의 대법원 판단이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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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스1



홍상수 감독 사건과 닮은꼴로 평가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은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법조계는 '유책주의'를 따르는 현재 대법원의 판례가 바뀌지 않는 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김성진 판사는 지난 14일 홍 감독이 아내 A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홍 감독의 청구를 기각했다.

홍 감독이 이혼을 청구하며 주장한 법리적 견해는 '파탄주의'다. 파탄주의란 이미 혼인이 파탄 나 관계를 지속할 수 없다면 원인 제공자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뜻한다. 반면 유책주의란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배우자의 의사에 반해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법리적 견해다.

우리 민법은 1965년 첫 판결 이후 50년 넘게 유책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법원도 지난 14일 홍 감독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혼인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대법원 판례를 강조하며 홍 감독의 청구를 기각한 만큼, 유책배우자에 해당하는 최 회장의 이혼 청구도 받아들여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유책배우자의 청구라고 해서 무조건 기각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상대 배우자가 실제로는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도, 오기나 보복적인 감정에서 표면상으로만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등 경우에 한해 혼인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최 회장 사건을 이런 경우로 봐줄지가 미지수다. 최 회장의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난 2015년 최 회장 측의 혼외자 존재 사실과 별거 인정 발표에도 "가정을 지키겠다"며 혼인 관계 유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 최 회장의 이혼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축출이혼을 막기 위한 유책주의 고수가 대법원의 기존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축출이혼이란 경제권을 가진 사람이 상대를 쫓아내듯 하는 이혼을 뜻한다.

최 회장에게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는 대법원 판례가 바뀌는 것이다. 대법원은 2015년 전원합의체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대법관 7명은 유책주의를, 6명은 파탄주의를 주장해 아슬아슬하게 기존 유책주의가 인정됐다. 최 회장 사건이 3심까지 가는데 걸리는 몇 년 동안 유사한 구조의 다른 소송이 전원합의체에서 파탄주의로 뒤집힌다면 최 회장 이혼은 받아들여질 수 있다.

법조계도 대법원 판례가 바뀔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 신민영 변호사는 "이미 4년 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박빙으로 유책주의가 이겼었는데, 시대변화가 있기 때문에 다시 판결이 이뤄진다면 파탄주의가 이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다만 파탄주의로 법적 견해가 바뀐다면 유책배우자에 대한 경제적 징벌을 더 높이는 방법 등으로 축출이혼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가정법원은 다음달 2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에 대한 두 번째 변론기일을 갖는다. 지난해 7월6일 첫 재판이 열린 후 1년 만이다. 그동안 당사자들의 결혼 생활에 대해 전화·면접 등으로 조사한 법원은 이날 법정에서 양측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안채원 , 김종훈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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