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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스웨덴 참전용사에 허리굽힌 文대통령 "너무 늦어 죄송"(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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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 참석

참전용사 "한국 발전상 볼때마다 기쁘고 감사…집에 태극기 걸고 매일 본다"

뉴스1

스웨덴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스웨덴 쌀트쉐바덴 그랜드 호텔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19.6.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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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뉴스1) 진성훈 기자 =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후(현지시간) 스톡홀름 유르고덴 공원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해 한국전쟁 당시 의료지원단으로 파견됐던 스웨덴 참전용사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제막식 시작을 기다리던 참전용사 롤란드 프리드(92)씨는 "나에게 있어 한국은 제2의 고향이다. 한국의 발전상을 볼 때마다 나는 감사함과 기쁨을 느낀다"며 "지금도 집에 태극기를 걸어놓고 매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내외 및 스웨덴 참전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제막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참석한 10명 가량의 참전용사들과 악수를 나눴다. 일어서지 못하는 고령의 참석자들에게는 허리를 굽혀 악수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참전협회측의 착석 안내를 물리치고 맨 마지막 의자에까지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마치고서야 자리에 돌아왔다.

이어 군나르 페르손 스웨덴 참전협회장은 기념비 건립 보고를 통해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스웨덴 의회는 한국을 도와달라는 유엔의 요청을 받고 군사적 지원 대신 적십자를 통한 이동식 병원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세계 적십자가 주관한 첫 선발대는 1950년 9월23일 부산항에 상륙해 한국전쟁 기간 동안 한국인과 유엔군 병사를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스웨덴 참전용사의 인도주의적 실천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한국 국방부와 스웨덴 참전협회가 스웨덴 왕실로부터 부지를 제공받아 이 유르고덴 공원에 기념비를 건립하게 됐다"며 "스웨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이 기념비에서 참전용사들을 기억하는 행사를 거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은 이어 줄을 잡아당겨 기념비를 감싼 막을 풀어냈다. 참전비에는 '스웨덴 야전병원 한국전쟁(1950.6.25.~1953.7.27.) 참전 기념관/스웨덴 야전병원협회' 문구와 함께 '이 기념비를 야전병원 한국전쟁 참전 기념관과 함께 스웨덴 참전용사에게 바칩니다. 한국·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 2019'라는 문구가 한글과 스웨덴어로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과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함께 기념식수도 진행했다. 한국 울릉도에서 유래한 '울릉마가목'과 스웨덴 현지에서 한국나무로 불리는 '구상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기념사에서 "스웨덴과 한국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념비를 제막하게 되어 영광"이라면서도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70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야 참전비를 세우고 그 정신을 기리게 되어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당시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활동을 자세히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의 젊은 청년 의사와 간호사 분들은 알지 못하는 이국땅의 전쟁터로 7300여km의 먼 길을 달려왔다"며 "부산의 한 상업고등학교에서 문을 연 스웨덴 적십자병원은 전쟁 중의 한국에게 가장 먼저 의료의 도움을 줬고, 정전 후에도 가장 오래도록 남아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의료지원단은 6년 6개월 동안 20여개국의 군인, 포로, 전쟁고아, 민간인 등 200만여명의 환자를 돌봤고 적군 전쟁포로도 치료했다"며 "한국은 그 자리에 스웨덴 의무부대 참전비를 세우고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인도주의 정신을 길이 기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부산은 세계 100개국, 500개 항만의 배들이 오가는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가 됐다"며 "69년 전, 세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수출 6위,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는 경제성장을 이뤘으며 이제는 전쟁과 질병, 가난으로 고통 받는 나라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성취의 밑바탕에는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희생과 헌신이 있다"며 "국왕님과 왕비님, 참전용사와 유가족, 후손 여러분께 우리 국민을 대표하여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스톡홀름 유르고덴 공원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은 스웨덴과 함께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생존해 계시는 참전용사는 50여 분 뿐이다. 그 분들께 평화로운 한반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tru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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