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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폭언·폭행 갑질교수 실명도 공개해라"… 공주대 학생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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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수업권 박탈·인권비하·폭행 등 피해사례 공개

공주대, 진상조사위 꾸린 뒤 해당교수 불러 조사 계획

교수 "내용 과장·왜곡, 인권 유린하고 교권 침해" 주장

12일 오후 1시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 본관에서 학생들이 대자보를 보고 있었다. ‘생활체육지도학과 OOO 교수의 하루 일과’라는 제목의 대자보로 이 학과 학생회가 붙였다. 대자보는 자연과학대학 등 단과대 건물에도 여러 장이 붙여졌다.

중앙일보

12일 오후 공주대에 생활체육지도학과 학생회가 설치한 '수업권을 박탈하는 갑질교수 파면 요구'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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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를 읽던 학생들은 “학생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킨 교수인 만큼 실명을 공개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여학생은 “우리 대학에 아직도 이런 교수가 있다는 게 부끄럽고 실망스럽다”고 했다.

생활체육지도학과 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A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하고 수업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사례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자신들이 당한 피해를 공주대 구성원들에게 알렸다. 원성수 총장이 직접 나서 이번 사태를 해결해달라는 취지로 본관 입구에도 대자보를 붙였다고 한다.

대자보 내용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A교수가 학생의 수업권을 박탈했고 여러 차례 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선수 훈련 지원금을 주지 않아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조교를 폭행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학생들이 공개한 ‘수업권 박탈’은 이렇다. 학생회에 따르면 A교수는 수업에 나오지 않고 학생들에게 한명씩 나와 발표하고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라고 했다. 무단으로 휴강하고 기준 없이 성적을 주는가 하면 강의시간에 특정 교수·조교·학생에 대한 험담도 일삼았다는 게 학생회의 주장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선수들에게 학비 면제와 기숙사 지원, 장비 지원 등을 약속하며 입학시킨 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학점과 졸업을 거론하며 협박했다고 학생회는 주장했다.

중앙일보

12일 오후 공주대 본관 현관에 생활체육지도학과 학생회가 설치한 대자보가 붙어 있다. 학생회는 수업권을 박탈하고 폭행과 갑질을 일삼은 A교수의 행태를 공개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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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에는 A교수가 개인적 심부름과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교수는 여학생에게 “OOO 교수 좋아하니”“OOO 교수랑 무슨 사이니” 등의 질문을 하며 성희롱을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요일과 시간을 정해 청소와 심부름 등 사적인 일을 시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호통을 치고 인격 모독과 험담도 서슴지 않았다고 학생회는 주장했다. A교수에게 폭행과 폭언 등의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조교 B씨는 “지난 7년간 인격 모독과 폭행 피해를 보면서도 (조교)평가 때문에 참아왔다”고 했다.

A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학생회 명의로 대자보가 붙은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학생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해 오해가 빚어진 것으로 교육자로서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자보가 사실을 과장·왜곡, 자신의 인격을 무시하고 인권을 유린했다며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일방적 비방과 음해로 명예가 짓밟히고 인격살인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게 A교수의 입장이다.

A교수는“대자보를 주동한 일부 학생에게 이성을 회복해 주기를 교육자로서 호소한다”며 “대학 측은 이번 사태의 원인과 경과에 대해 엄정하게 진상을 조사해달라”고 했다.

중앙일보

12일 오후 공주대 자연과학대학 현관에 생활체육지도학과 학생회가 설치한 대자보가 붙어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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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대 관계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이 침해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A교수와 조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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