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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 비웃는 보훈공단, 감싸는 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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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 왜곡 공시에 법대로 했으니 문제없다?… 의심받는 투명성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도가 의심받고 있다. 국가유공자의 공훈에 보답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겠다며 수립된 보훈정책을 이행하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사장 양봉민, 이하 보훈공단)이 감사보고서를 왜곡 공개해 내부 비리를 축소,은폐하려했다.

심지어 보훈공단의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해야할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 이하 보훈처)는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식적인 해명요구에도 '문제없다'는 당사자 보훈공단의 해명을 앵무새처럼 전하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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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지물 된 공공기관 정보공개 의무화법

모든 공공기관은 기획재정부가 총괄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운영돼야한다. 그리고 해당 법률 11조에 의거해 경영목표와 예산, 운영계획은 물론 인건비나 운영인력현황 등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사회 회의록과 감사결과, 처분계획까지 포함된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다. 정보공개법 제9조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공개 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을 달고 있고, 이를 공공기관들이 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보훈공단은 해당 조항을 근거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2018년도 감사결과보고서 주요내용 일부를 삭제한 채 공시했다. 그리고 내부 감사실에서 제시한 정직 등의 징계처분 의견을 뒤짚고 '불문경고'로 사건을 종결했다.

불문경고는 법률상 징계처분이 아니다. 다만 1년간 인사기록 카드에 표기돼 표창 대상자에서 제외되거나, 여타 징계처분이나 경고를 받을 경우 경감사유로 사용될 수 있는 표창공적의 사용을 막는 등 가장 경미한 조치일 뿐이다. 사실상 책임을 묻지 않고 사건을 덮은 셈이다.

이와 관련 보훈공단은 '정보공개법 9조 1항 5호에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 등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 감사결과는 공개하되 기관의 결정에 따라 부분 공개하거나 비공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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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상급 기관으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감독해야할 보훈처가 사안을 인지한 후에도 모른 척한 것을 넘어 감싸고 돌았다는 점이다. 보훈처는 '정보공개 시 주요내용을 삭제 게재해 사실상 사건을 축소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알리오 공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내용의 삭제로 인해 감사결과가 왜곡되고 처벌정도가 달라진 행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다시 묻자 '구체적인 처분결과와 과정, 문제에 대해서는 보훈공단으로 문의하라'며 '사안을 확인했을 때 문제가 없었다'고 옹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특별감사 등의 조치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답변을 접한 보훈공단 소속 중앙보훈병원 의사노조 관계자는 '보훈처가 작정하고 보훈공단의 문제를 덮으려는 것'이라며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보훈공단 감사실에서 중징계 의견을 낼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었다. 로펌의 자문을 받았을 땐 민,형사상 소송도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지켜만 보진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 지난해 보훈공단엔 무슨 일이 있었나

쿠키뉴스가 단독 입수한 2018년 보훈공단 종합감사 결과보고서 원본에는 알리오에 공시된 감사결과보고서와 달리 2017년도 산하 의료기관별 경영평가 조작사건이 단순히 지표수정 과정에서의 오류가 아닌 보훈공단 상부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했을 것으로 짐작할 만한 내용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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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 원본에 따르면 임의로 지표를 변경하고도 비계량평가결과와 지표달성률 등을 더한 중간평가결과가 바뀌지 않자 종합경영효율성을 평가하는 평가위원이자 보훈공단의 고위직을 수행하고 있는 3명이 두 기관에게 각각 1점과 5점의 극단적인 점수를 일괄 부여했다. 그 결과 부산보훈병원이 0.04점차로 중앙보훈병원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감사실은 이에 대해 '종합경영효율성 평가를 불공정하게 운영하고 공단 전체 직원의 성과급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이 담합이라도 한 듯 부산병원의 점수를 몰아준 것과 같은 의혹을 갖도록 하고, 결과적으로 보훈병원 내부경영실적 평가순위를 뒤바꾸도록 했다'고 서술했다.

이어'(이 같은 결과로 인해) 열심히 일해 온 중앙보훈병원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8억1000만원가량의 성과급이 지급되지 못했고, 전체 직원들의 내부평가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으며 상실감을 느껴 사기를 저하시켰다'고 평가했다. 병원 의사노조 관계자 또한 '직원들의 사기저하는 국가유공자에 대한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기필코 바로잡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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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부에서는 이 같은 사건을 두고 양봉민 보훈공단 이사장의 업무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사장직을 수행한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인 것이 없었던 반면, 학연과 지연에 얽힌 보훈공단 내부 인사잡음과 중앙보훈병원장 인선논란, 경영평가 평가지표 조작사건을 둘러싼 업무처리방식까지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다.

한 공단 관계자는 '학연과 지연에 얽매여 인사가 이뤄진 듯하다. 경영평가 문제도 이사장의 지시나 이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고위직들의 '알아 모시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 않고는 억지로 이사장 출신지역인 부산병원을 1위로 올릴 이유가 없다. 해당 징계처분자들은 오히려 승진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확인할 방법이 없을 뿐'이라고 풀이했다.

나아가 '보훈에 대해서는 의지도 생각도 없는 이사장 때문에 내부가 시끄럽다'면서 '이사장으로 와서도 조용히 있다가 조용히 가겠다는 듯 밖으로 불만이나 불평이 세나가지 않게 단속이나 한다. 그 때문인지 잘못된 것, 부족한 것을 바꾸기 보다는 시끄럽지 않게 덮고 넘어가려는 모습도 보인다. 지금이라도 태도를 바꾸든 사람이 바뀌든 해야한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반론보도]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내부평가 조작' 관련

본지는 4월 27일 자 「8억여원 때문에? 보훈공단 경영평가 조작」 및 6월 13일 자 「법 비웃는 보훈공단, 감싸는 보훈처」 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2017년 내부평가 조작사건의 내부감사결과보고서 원본에 담긴 주요 위반사항을 누락한 수정보고서를 공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사실의 관련자들에 대한 정직 등 징계처분 의견을 뒤집고 불문경고로 징계수위를 축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은 '수정보고서도 핵심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처분 요지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고, 징계처분은 법무법인 자문을 병행하고 변호사,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특별인사위원회가 적법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쿠키뉴스 오준엽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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