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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모펀드·노조 반대…조현민, 험난한 경영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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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한진칼 2대주주 KCGI "조현민 전무 복귀, 책임경영 위반"-노조 "복귀 철회하라" 반발]

머니투데이

/사진제공=한진그룹




"열심히 하겠습니다." 물컵 갑질 이후 14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한 조현민 한진칼 전무(최고마케팅책임자·CMO) 겸 정석기업 부사장(사진)이 지난 11일 출근길에 던진 첫 마디다.

이 같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조 전무의 복귀 행보는 험난하다.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강한 유감을 표명했고 그룹 계열사 노동조합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복귀 철회를 촉구했다.

KCGI는 12일 "한진그룹의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전력이 있는 조 전무가 자신이 일으킨 각종 문제에 대한 수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KCGI는 특히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거액의 보수를 받아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려는 방법이라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KCGI는 "한진칼 이사들은 자신이 회사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주주들에 의해 선임됐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오로지 대주주 일가 이익을 위해 회사이익을 침해하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KCGI는 한진칼 이사들에게 △조 전무 행위로 발생한 진에어 등 한진칼 보유 계열사 주가 폭락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대응 조치 △조 전무 재선임이 이뤄진 배경 및 재선임과 관련한 이사회 역할 △조 전무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기준 등을 묻는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노조들도 조 전무의 복귀에 대해 "시기상조이며, 납득할 수 없다"고 일제히 성토했다.

일반직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직원들이 피땀 흘린 노력은 또다시 경영복귀란 현실에 묻히게 됐다"며 "조 전무의 경영복귀는 한진칼이 대한항공의 앞날을 작년의 암담한 상황으로 다시 되돌릴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종사 노도 '갑질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조종사 노조는 "직원의 목소리는 묻힐 수 있지만, 노조의 이름으로 뭉쳐진 외침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 갑질에 대항할 힘이 된다"며 조 전무가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직원연대지부도 성명을 통해 "작년 조현민씨가 던진 물컵으로 인해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업 이미지와 미래 가치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 일선에 복귀를 선언하는 모습을 볼 때, 여전히 국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구나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노조는 조 전무의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진에어 노조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희망의 불빛이 조금씩 보이며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진에어 사태의 장본인이 지주사 한진칼의 임원으로 복귀했다"며 "이는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는 끔찍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컵 갑질과 조 전무가 미국 국적 보유자이면서 2010∼2016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에어는 신규 취항과 기재 도입 중단이라는 국토교통부 제재를 받고 있다.

진에어 노조는 특히 "진에어 지분의 60%를 보유한 1대 주주 한진칼 전무로의 복귀는 곧 진에어를 사실적으로 지배하겠다는 뜻과 다름없다"며 "외국인 신분으로서 진에어의 직접 경영의 길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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