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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동교동 주민들 "이희호 여사 항상 계셨는데…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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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지성 인턴기자] [10일 밤 향년 97세로 별세…40년 세탁소 운영 임모씨 "최근엔 환자복 가운만 다려 가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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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자택 주변 분위기는 주인을 잃은 슬픔을 머금은 채 인적없이 고요했다. /사진=김지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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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돌아가시고 딱 10년 사셨다고 하시더라고"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 인근은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 2명을 제외하고는 행인들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2009년 김 전대통령에 이어 부인 이희호 여사까지 떠나며 굳게 닫힌 대문 주변으로는 적막함이 감돌았다.

자택 인근에서 만난 동교동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전날 밤 타계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의 표정에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20년간 동교동에서 거주했다는 김모씨(62)는 "이 여사가 여성운동가로 많이 활동하시고 늘 점잖으셨다"며 "여기에 항상 계셨는데, 돌아가셨다고 하니 허전하고 안타깝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김 전대통령 자택 골목에서 20년 동안 철물점을 운영했다는 나모씨는 "당연히 느낌이 다르고 안타깝다"며 "(김 전대통령 자택) 관리하시는 분이 (철물점에서) 물건을 사 갈 때는 여사님 건강 어떠시냐고 묻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씨는 "(이 여사가) 이 근처를 지나다니실 때나 병원 가시며 차에서 타고 내리실 때 뵈었다"며 "연세가 많으시긴 하지만, 돌아가셨다고 하니 서운하다"고 덧붙였다.

인근 세탁소를 40년 운영했다는 임모씨(63)도 특별한 인연을 추억했다. 임씨는 "우리가 (세탁물 배달 등을) 왔다 갔다 해드린 게 40년이 됐다"며 "(최근에는) 계속 환자복 가운을 빨아 와 다려 가시고는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다른 거 떠나서 김 전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화를 줬고, 여사님은 여성들에게 권리와 행복을 주셨다"며 "너무 좋은 분인데 1~2년만 더 살다 가셨더라면, 백세까지만"이라고 말끝을 잇지 못했다.

올해 봄부터 노환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이 여사는 10일 밤 별세했다. 향년 97세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대표적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다 1962년 김 전대통령과 결혼해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김 전대통령 별세 이후에는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로 중심을 잡아왔고 두차례 방북하는 등 대북관계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김지성 인턴기자 js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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