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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제주서 전 남편 살해·시체 유기 혐의' 고유정이 고개 못드는 이유는 “아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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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 “아들과 가족 피해가는 것 절대 못 봐”

세계일보

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앞줄 가운데()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고유정(36)이 얼굴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피해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신상공개가 결정된 고유정이 언론에 얼굴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들과 가족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전날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 1층 진술 녹화실에서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마치고 유치장에 입감되는 동안 잠시 언론에 노출됐다.

이 과정에서 고유정은 연습한 듯 고개를 깊숙히 숙이고 앞쪽으로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붙잡아 얼굴을 철저히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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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그는 전날 오후 4시쯤 조사를 끝마쳤지만, 얼굴 공개가 두려워 조사실 밖을 나서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유정은 “얼굴이 노출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2시간이 넘는 설득 작업을 통해 얼굴 공개가 최대한 안되는 방향으로 모습을 노출키로 고유정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아직 범행 동기 등 중요 진술을 하기 전이어서 급작스러운 언론 노출은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얼굴 공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제주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고유정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수사 사건 등의 공보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앞으로 고유정의 실명을 공개하고 언론 노출 시 마스크를 씌우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다.

다만 그가 전날처럼 스스로 얼굴을 가린다면 이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고유정의 얼굴은 추후 검찰 송치나 병원 치료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론에 노출될 예정이다.

한편 그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씨를 아들과 함께 만나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고유정이 전남 완도행 배편을 이용해 제주를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거주지를 확인해 긴급체포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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