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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다뉴브강서 울려퍼진 ‘아리랑’…헝가리 곳곳서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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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인 400여명, 머르기트 다리 위서 한국인 희생자 추모

세계일보

유람선 사고 엿새째인 3일 오후(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위 머르기트 다리위에서 헝가리 국민들이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뉴시스


“A-ri-rang a-ri-rang a-ra-ri-yo”

지난 3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변.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머르기트 다리에서 갑자기 우리민요 ‘아리랑’이 울려펴졌다. 누군가의 작은 선창에서 시작된 아리랑은 순식간에 합창이 되어 머르기트 다리를 적셨다. 먼 타지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한국인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헝가리인들이 부른 추모의 노래였다. 비록 헝가리인들이 부른 아리랑은 발음이 서툴렀지만, 이들의 정서는 나라와 민족을 뛰어넘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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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인 400여명, 한국인 희생자 추모 위해 ‘아리랑’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2시)부터 20여분간 진행된 행사에는 헝가리인 4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머르기트 다리 한가운데 모여 아리랑을 합창했다. 몇몇 헝가리인은 노래를 부르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고, 감정이 격해진 듯 서로를 끌어안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일 페이스북에는 머르기트 다리에서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아리랑을 부르자는 글이 올라왔다. 행사를 준비한 토마시 치스마지아(50)씨에 따르면 행사 참가자 중 다수는 부다페스트의 합창단 단원들이며, 이외에도 많은 시민이 페이스북을 통해 추모행사에 참여했다. 치스마지아씨는 “우리 합창단은 지난해 12월 아리랑을 변주한 노래로 공연을 했었다”며 “사고 이틀 후 합창단원들과 뜻을 맞춰 아리랑 추모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세실리아 얼베이(34)씨는 “지난해 공연 연습을 할 때도 노래가 참 슬프다고 생각했었다”면서 “가사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그 강을 건너지 말라’는 뜻인 줄로 짐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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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곳곳서 추모 분위기

헝가리 곳곳에서는 이번 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헝가리 시민들은 다뉴브강변과 주헝가리 한국 대사관 주변에 흰색 국화와 촛불을 갖다 두며 추모의 뜻을 전하고 있다. 일부 헝가리인들은 한국어로 쓴 애도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에도 주헝가리 한국 대사관 앞에서 헝가리 시민과 교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제가 열리기도 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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