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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헝가리 유람선 사고] ‘추돌’ 시긴호, 교신 없이 추월하다 추돌 ‘정황’…뺑소니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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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긴호 허블레아니호 추돌 당시 추가 영상 공개

-추돌 -전진-후진-다시 전진…사고 인지가능성↑

-韓ㆍ헝가리, 오늘 오전부터 본격적인 잠수부 투입 검토

헤럴드경제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추돌한 직후의 모습. [유튜브 캡처]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추돌한 뒤 직진해 CCTV에서 사라짐. [유튜브 캡처]바이킹 시긴이 추돌후 후진으로 사고지점으로 돌아온 모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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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우ㆍ정세희 기자]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가 대형 크루즈선이 운항 규정을 지키지 않고 추월 운항하면서 벌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타고 있던 유람선을 들이받았던 크루즈가 추돌 사고 직후 후진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뺑소니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 사고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號)’ 운영사 파노라마데크의 사주 스턴코 어틸러 회장은 3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號)가 규정을 지키지 않는 과실을 범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규칙과 규정을 잘 지킨다면 다뉴브강 투어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턴코 회장은 크루즈선이 교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당시 다뉴브강 무전 기록으로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경 투어를 위해 한 방향으로 많은 선박들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다른 배를 추월해서 운항하려면 두 배 사이에 교신이 선행돼야 한다”며 “당시 주변 선박들은 크루즈선의 교신을 전혀 듣지 못했고 이는 수사 당국 또한 교신 기록으로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고 당시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추돌하고 그대로 지나갔다가 후진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추가 공개되면서 뺑소니 의혹도 커지고 있다. 현지 유람선 업체들로 구성된 ‘크루즈 얼라이언스’가 공개한 7분 22초 동영상에는 바이킹 시긴은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2분23초) 뒤 계속 직진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바이킹 시긴은 느린 속도로 직진하면서 3분 27초쯤 CCTV 화면에서 사라진다. 그러다가 약 15초 뒤 바이킹 시긴은 후진해 다시 사고 지점에 등장한다. 잠시 멈춰 있던 바이킹 시긴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추돌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추돌 사고 후 바이킹 시긴은 2.7노트의 느린 속도로 45분을 더 향한 뒤 북쪽 부두에 정박했다.

바이킹 시긴이 후진했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공개된 영상에는 시긴호가 추돌 직후 그대로 직진한 것만 나타나 시긴호가 사고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영상을 통해 선장과 승무원들이 추돌 직후 사고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드러났다.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 승무원들이 사고를 인지했는데도 신고조차 하지 않고 45분을 더 운항했거나 뒤늦게 신고를 했다면 책임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헝가리 수사당국은 선장이 허블레아니와 근접한 상황에서도 교신을 시도하지 않는 등 부주의와 태만을 저질렀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인 시긴호 선장은 “사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의 합동신속대응팀은 다뉴브강의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3일 오전 헝가리와 잠수부 투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 법률상 우리정부가 구조나 수색목적으로 잠수요원을 투입하는 것은 헝가리측의 사전 승인 없이 불가능해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은 헝가리 측의 협조로 지난 주말인 1∼2일 유람선 침몰지점부터 하류 50㎞ 지점까지 보트와 헬기 여러 대를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행히 현재 다뉴브강의 유속은 현재 점차 떨어지고 있다. 1일 사고 당시 유속은 5∼6㎞/h로 매우 빨랐지만 2일 아침에는 유속이 4.3km/h로 떨어졌다. 강의 수위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1일 오전 우리 측이 측정한 결과 사고지점의 수심은 8.1∼9.3m였지만 하루 뒤인 2일 아침에는 7.6m로 떨어졌다.

하지만 유속과 수위가 더 떨어지지 않으면 헝가리가 잠수부 투입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헝가리 측은 잠수부의 안전이 우려해 수중 수색 대신 배의 인양을 우선 검토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상황에 따라 수중 수색이 여의치 않을 경우 헝가리 당국은 이르면 오는 6일~9일께 선체 인양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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