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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선박발주량 감소, 노조 강경투쟁 '내우외환'겪는 조선업, 마지막 고비 못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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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 전월比 56% ↓...LNG선 발주 급감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듯 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내우외환에 휩싸여 또다시 위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을 통해 조선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부와 채권단의 시도는 노조의 강경 투쟁에 부딪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급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회복되는 듯 했던 선박 발주량 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조선업이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LNG선 발주 감소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다. 영국 조선·해양 전문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량 전망치를 기존 69척에서 55척으로 수정했다.

실제 올들어 4월까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769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동기의 1217만 CGT 대비 36.8%나 감소했다. 지난 4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46척, 126만CGT를 기록했다. 3월 발주량 94척(289만CGT)과 비교하면 CGT 기준으로 무려 56% 감소했다. 지난해 4월 88척(196만CGT)과 비교해도 35% 줄었다.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 및 물동량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월 발주량을 선종별로 보면 원재료를 운반하는 벌크선이 23척으로 가장 많았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벌크선은 주로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다. 원유를 나르는 탱커선은 4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은 3척에 그쳤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높은 수주경쟁력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는 7척에 불과했다.

지난해부터 전세계적으로 LNG소비량과 생산량이 늘면서 2016년 10척에 그쳤던 LNG운반선은 지난해 76척으로 발주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 중 66척을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했다. LNG선 발주 증가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던 국내 조선사들이 올들어 수주량이 줄어든 이유다. 이 탓에 수주선박 1위 자리도 32척(83만 CGT)를 수주한 중국에 내줬다.

■노조 강경투쟁, 구조조정 '안갯속'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구조조정의 핵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기업결합이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을 반대하는 노조의 강경투쟁에 부딪혀 난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 결합을 위해 오는 31일 주주총회에 한국조선해양(중간지주사)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의 물적분할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는 전면파업과 함께 주총장을 점령하는 등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양사간 기업결합을 위한 핵심 키로 물적분할이 무산될 경우 기업결합 자체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간 대우조선해양 인수 합의서에는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눈다(물적분할)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4개 조선소를 거느리게 된다. 산은은 보유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분할후 신설되는 중간지주사에 출자하고 2대 주주가 된다. 대우조선해양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 교환 방식으로 매각하는 이유는 현대중공업의 인수 부담을 덜어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또 중간 지주사 밑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따로 두면 경영 자율성과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사측은 보고 있다. 반면 노조는 물적분할로 사업자회사의 부채부담이 커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물적분할이 현대중공업 후계구조와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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