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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대중 노조 “법인 분할 반대” 주총장 점거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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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수용에 반발, 300명 기습 진입

노조 “31일까지 주총장 봉쇄”…사측은 장소 변경 검토 방침



경향신문

충돌 27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출입문 앞에서 회사 물적 분할(법인 분할)에 반대해 온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들이 건물 진입을 시도하며 회사 직원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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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법인 분할)에 반발하는 현대중공업노조가 27일 주주총회가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사측이 물적 분할을 위한 주총을 강행할 예정인 데다,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주총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데 대한 반발이다.

노조 조합원 3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30분 한마음회관 안으로 들어가 농성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 분할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건물 밖에선 회관 농성장으로 집결하라는 노조의 지침을 받고 온 조합원 400~500여명이 건물을 둘러싸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보조출입문 등을 끈으로 묶고 창문에 의자를 쌓아올려 외부의 접근을 막았다.

한마음회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로 피트니스센터와 수영장·커피숍·대강당 등을 갖춘 현대중공업의 복지회관이다.

회관은 이날 휴무여서 정상 운영되지 않았지만, 노조가 주총장 진입을 하는 과정에서 한마음회관 3층 외국인학교 학생 30여명이 한때 하교하지 못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노조는 주총장인 한마음회관을 주총이 예정된 31일까지 봉쇄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여론과 노조가 주총 중단을 요구하는데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주총을 추진해 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개 중대 200여명을 한마음회관 인근에 배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충돌해 양측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합원 500여명이 본관 진입을 시도하자 본관 직원 100명이 1층 현관에서 이를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본관 현관 유리문이 깨지면서 파편 등에 맞아 다친 사측 직원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 역시 조합원 여러 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노조 조합원들은 본관 진입 시도 후 500여m 떨어진 한마음회관 점거에 합류했다. 노조가 한마음회관을 기습점거한 것은 노조를 상대로 사측이 제기한 주총 방해금지(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자 주총장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법은 이날 사측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문에서 주주 입장 방해 및 주총장 출입경로 봉쇄행위, 주총 준비를 위한 회사 측 인력 출입을 막는 행위, 단상 점거, 물건 투척 등을 금지행위로 정했다. 주총장 주변에서 확성기 등으로 소음측정치가 70㏈을 초과해 소음을 일으키는 행위도 금지됐다. 재판부는 노조가 이를 어기면 1회당 5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노조가 주총 당일에도 주총장 점거를 풀지 않으면 주총 장소를 변경할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노조는 물적 분할이 이뤄지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에 귀속되고, 부채는 자회사인 신설 생산법인인 현대중공업에 남게 되면서 인력 구조조정과 노동여건 악화 및 노조활동 위축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해왔다. 사측은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 등을 약속하면서 노조를 설득 중이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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