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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발전사들 조사 모범답안 돌리고, 물청소·컨베이어벨트 멈춰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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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특조위, 실태 폭로

사측, 제보자 색출 작업도

“책임자 징계·대국민 사과”



경향신문

특조위 회견서 눈물 짓는 고 김용균씨 어머니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27일 서울 중구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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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사들이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 사망사고의 진상조사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드러났다(경향신문 5월24일자 12면 보도).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안건보건공단 서울북부지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조사 방해 실태를 공개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발전소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경우 발전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범답안을 직원들에게 사전에 돌리고 심지어 작성된 답변을 누군가 수정한 정황이 확인됐다.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 설문지끼리 설문 답변이 완전히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

면담조사 시 이뤄진 질문과 답변이 녹취를 푼 듯 세세히 보고서 형태로 작성돼 다른 발전사에 공유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를 받은 일부 직원들은 상사가 면담조사 때 질문과 답변 내용을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특조위에 밝혔다.

현장조사 때 사전에 대대적인 물청소를 해 석탄 분진을 치워놓거나 작업을 하지 않고 컨베이어벨트를 정지시켜 놓는 등 평상시 노동환경을 알 수 없게 하는 행위도 벌어졌다.

사측이 특조위 방문에 앞서 업무 외 지시를 하자 노동자들은 “이런다고 바뀌는 것도 없는데 왜 와서 쓸데없는 일을 하게 하느냐”며 특조위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조위는 사측이 제보자 색출 작업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조위는 “위원회 조사 활동에 대한 중대한 개입·방해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23일부터 조사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조사 개입 및 방해 의혹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 파악 및 공개, 책임자에 대한 엄정한 징계 등 상응조치, 발전사의 대국민사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지난달 3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된 특조위는 7월 말까지 4개월간 5개 발전사가 운영하는 전국 12개 발전소를 조사할 계획이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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