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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톈안먼 사태 30주년 앞두고 검열 강화…"쉼 없이 돌아가는 검열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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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들이 26일(현지시간) 1989년 6월4일 일어난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조형물과 함께 시위를 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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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에서 가장 민감한 시기인 톈안먼(天安門) 사태 발발일을 앞두고 검열 로봇들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검열 로봇들이 기계학습, 음성 및 영상 인식 등 인공지능 기술까지 동원해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1989년 6월4일 발생한 톈안먼 사태 관련 콘텐츠를 찾아내 접근을 봉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얘기할 때 인공지능이 수술실의 메스라면 사람은 손도끼라고 종종 비유하곤 합니다.”

‘틱톡’ 등 앱으로 유명한 베이징 바이트댄스의 콘텐츠 심사 담당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톈안먼 사태를 비롯해 대만, 티베트 등 중국 당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이슈들을 검열하는 업무가 대부분 자동화된 상태라는 것이다.

다른 콘텐츠 심사 담당자는 “내가 이 업무를 처음 시작한 4년 전에는 톈안먼 관련 사진을 직접 삭제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이 아주 정확하다”고 말했다. 톈안먼 사태와 연관된 날짜, 이미지, 이름뿐 아니라 톈안먼 사태를 암시하기만 해도 인터넷 게재가 자동으로 거부된다는 것이다.

톈안먼 사태는 민주화를 요구하며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 노동자, 시민 등이 1989년 6월4일 중국 정부가 동원한 게엄군의 탱크와 총격으로 무력 진압된 사건을 말한다. 중국 당국은 한번도 사상자 수를 공식 발표한 적이 없지만 사망자만 수백~수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당국은 해마다 6월4일이 다가오면 검열의 고삐를 바짝 죄지만 올해는 톈안먼 사태 30주년이기 때문에 더욱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열망이 촘촘해지고 검열 당국과 인터넷 사용자들의 쫓고 쫓기는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진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몇년 전부터는 6월4일이 다가오면 ‘오늘’이라는 단어를 게재하는 것조차 즉각 거부된다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 6월4일 중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주가지수인 상하이 증시의 주가지수가 64.89 포인트 떨어지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톈안먼 사태 발생연도와 발생일이 모두 들어간 숫자가 나타난 것이다. 로이터는 중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상하이 증시’라는 단어와 ‘그날’의 주가지수를 함께 블로그에 쓰는 것이 봉쇄돼 있다고 전했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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