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POP이슈]"韓영화 100史 최초"…'기생충' 봉준호 감독, 황금종려상 수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지난 25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전 세계 영화인이 지켜보는 순간, 과연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이 누구의 손에 건네지게 될 지에 대해 모든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일. 특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그간 칸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아왔기에 기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호명한 이름은 바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가 72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 권위를 가진 영화제인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순간이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불어 준비를 못했다”며 “불어 연습은 제대로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루즈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되게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함께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봉 감독은 “무엇보다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이고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우리 송강호의 멘트를 꼭 이 자리에서 듣고 싶다”고 송강호에게 마이크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으로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는 말로 소감을 남겼다. 이후 자시 마이크를 받은 봉준호 감독은 “가족에게 감사하고, 나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며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정리했다.

헤럴드경제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히기도.

이러한 수상에 대해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며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한다”고 수상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총 17편의 작품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왔었다. 이 가운데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2009년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을 ‘기생충’이 받게 됐다.

그렇게 봉준호 감독은 다시 한 번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 감독이 됐다. 지난 1994 단편영화 ‘지리멸렬’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봉준호 감독. 이후 단편 영화 ‘백색인’을 거쳐 이뤄낸 첫 장편 데뷔 영화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다소 아쉬운 평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이라는 역작으로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고, 이후 ‘괴물’, ‘도쿄!’, ‘마더’, ‘설국열차’, ‘옥자’ 등 내놓는 작품마다 봉준호 감독은 평단과 대중성 모두에게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뜻깊은 상을 안게 되면 한국영화사에 길이길이 남을 업적을 쌓은 봉준호 감독. 한편,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긴 영화 ‘기생충’은 오는 30일 국내 개봉한다.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