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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노키즈존' 차별 vs 권리…아이 방치하는 무책임한 부모 불만 상당해 [김현주의 일상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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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66.1%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편"…자녀 둔 기혼자도 2명 중 1명(54.8%)이 찬성 / "자녀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가 많다 보니 다른 손님들이 불편함 겪는다"는 이유로 찬성 / 10명 중 7명 "노키즈존은 차별의 문제 아냐"…78.6% "노키즈존 도입은 매장업주의 영업상 자유" / "소수의 행동 때문에 아동 전체 출입을 막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53.2%)도 공존

최근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생기기도 하거니와 다른 손님에게 물리적·정신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특히 자녀를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보니, 때론 심각한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아이들로 인해 겪는 불편함이 커지면서 영유아 및 아이들의 출입을 제지하는 ‘노키즈존(No Kids Zone)’이 공론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방치될 경우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위험이 커져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출입을 제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실제 일부 음식점과 카페 등을 중심으로 노키즈존을 도입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각에서는 노키즈존 도입을 아이들과 그들 부모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노키즈존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 보입니다.

노키즈존 찬성, 반대 입장에 대해 들어보고 대안은 없는지 두루두루 살펴 봤습니다.

세계일보

성인 60.9%가 공공장소에서 영유아 및 어린이로 인해 불편을 겪은 경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쳤는데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경험이 적지 않은 가운데, 영유아 및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장소를 뜻하는 ‘노키즈존’ 필요성에 공감하는 시각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먼저 성인 10명 중 6명(60.9%)은 공공장소에서 만 13세 이하의 영유아와 어린이로 인해 소음문제나 충돌 등의 위험한 상황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아이들로 인해 불편을 겪었던 장소로는 음식점(71.4%, 중복응답)을 단연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 카페(33.8%)와 지하철(15.8%), 극장(14.3%), 대형마트(13.5%)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로 인해 겪은 불편함과 관련해서는 대다수(74.1%)가 대체로 이해는 하는 편이지만 어느 정도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는데요. 성별(남성 74.3%, 여성 73.8%)과 연령(20대 75.1%, 30대 73.5%, 40대 75%, 50대 72.1%), 결혼 여부 및 자녀 유무(미혼 72.8%, 무자녀 기혼자 76.3%, 유자녀 기혼자 75.1%)에 관계 없이 비슷한 생각이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확실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19.9%)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5.9%)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66.1% "노키즈존 찬성한다"…자녀 있는 경우에도 찬성 의견(54.8%) 더 많아

이처럼 공공장소에서 아이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및 위험과 관련해 어느 정도는 제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노키즈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조사 이전부터 노키즈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고(전체 89.4%), 현재 사회적으로 노키즈존을 둘러싼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67.2%) 사람들이 많아 보였는데요.

전반적으로 대중들은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태도가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6.1%가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입장(매우 찬성 15.2%, 찬성하는 편 50.9%)을 밝힌 것으로, 특히 젊은 세대(20대 77.6%, 30대 67.6%, 40대 60.4%, 50대 58.8%)와 자녀가 없는 사람들(미혼 77%, 무자녀 기혼자 74.1%, 유자녀 기혼자 54.8%)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키즈존의 도입에 찬성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도 노키즈존에 찬성하는 태도(54.8%)가 반대하는 태도(29.3%)보다 강하다는 사실은 주목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괜한 눈치를 보게 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차라리 노키즈존이 도입되면 아이들을 마음 편히 데려갈 수 있는 장소에 방문하는 것이 용이해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세계일보

실제 만 13세 이하 자녀를 둔 기혼자의 65.8%가 어린 자녀를 동반했을 때 업주나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봤거나, 어린이 시설 미비로 인해 불편을 겪었거나, 입장 자체를 거부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노키즈존의 도입을 찬성하는 이들은 무엇보다도 요즘 자녀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는 부모들이 많고(79.3%, 중복응답), 손님들은 불편하거나 피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75.3%)는 점을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적절한 제재를 받지 못하다 보니 그로 인해 다른 손님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이렇게 어린이로 인한 소음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68.5%)과 함께 자녀와 관련해 과도한 요구를 하는 부모들이 많고(51.9%), 영업점의 영업방침은 개인의 자유라는(36.6%) 이유에서 노키즈존 도입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반면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와 부모도 원하는 매장에 방문할 권리가 있으며(56%, 중복응답), 노키즈존 도입은 사회적 차별이 될 수도 있다(52%)는 목소리를 주로 많이 내고 있었는데요. 노키즈존이 ‘아동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아이들의 입장을 제재까지 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는 인식(49%)도 강했습니다.

그밖에 보호자가 어린이를 충분히 제재할 수 있으면 문제가 없고(44%), 어린이 관련 이슈는 사회적 배려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39.5%)는 이유로 노키즈존에 반대하는 주장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10명 중 7명 "노키즈존, 차별의 문제 아냐"…78.6% "노키즈존 도입 여부 매장업주 영업상 자유"

노키즈존을 둘러싼 소비자의 다양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영유아 및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이 차별을 야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전체 10명 중 7명이 노키즈존은 차별의 문제가 아니며(69.2%), 노키즈존이 싫으면 다른 곳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68.7%)고 바라본 것입니다.

노키즈존이 아닌 매장들도 많은 만큼 개인의 상황에 따라 노키즈존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 중에 선택을 하면 된다는 인식이 뚜렷한 것으로, 특히 젊은 층에게서 노키즈존은 차별의 문제가 아니고(20대 70.4%, 30대 71.2%, 40대 66.4%, 50대 68.8%), 다른 곳을 이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20대 74.8%, 30대 76%, 40대 64%, 50대 60%)는 시각이 두드러졌습니다.

오히려 전체 응답자의 76.5%는 다른 일반 고객들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노키즈존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노키즈존의 도입은 영업자의 자율적인 ‘선택’에 달려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 노키즈존을 도입할지 말지는 매장업주의 영업상 자유에 해당되며(78.6%), 영업자의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71.8%)는 생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노키즈존이 아동을 동반한 고객의 권리를 침해하고(27.3%),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23.5%)는 주장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는 노키즈존 도입이 아이가 있는 부모의 권리를 침해하고(미혼 22.8%, 무자녀 기혼자 15.5%, 유자녀 기혼자 33%), 아이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미혼 19.3%, 무자녀 기혼자 8.6%, 유자녀 기혼자 29.3%)는 주장을 상대적으로 많이 제기하였으나, 그 목소리가 그렇게 강하다고는 볼 수 없었는데요.

다만 노키즈존이 사회전반적으로 너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되었습니다.

노키즈존이 확산되면 어린이 및 부모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갈등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45.6%)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38.2%)보다 많이 나온 것인데요.

노키즈존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소수의 아이들과 부모들 때문에 전체 아동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53.2%)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아무래도 자녀를 둔 기혼자들이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아동 전체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미혼 47.9%, 무자녀 기혼자 41.4%, 유자녀 기혼자 59.6%)를 많이 냈는데요.

전체 10명 중 4명(40%)은 노키즈존이 확산되면 아이를 키우는 일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노키즈존 도입이 최근의 출산장려 정책에 반하는 흐름이고(29.9%), 노키즈존이 확산되면 비혼이 늘어나는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24.4%)이라고 보는 시각은 드물었습니다.

◆"소수 아이들 때문에 아동 전체 출입 막는 것은 문제" 53.2%가 동의

향후 노키즈존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전체 10명 중 6명(59.8%)이 노키즈존 매장이 있다면 해당 매장을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성별(남성 56%, 여성 63.6%)과 연령(20대 65.2%, 30대 59.2%, 40대 57.6%, 50대 57.2%)에 관계 없이 비슷한 수준이었는데요.

자녀가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도 2명 중 1명(49.9%)이 방문의향을 나타낼 정도로 노키즈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만, 노키즈존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38.2%만이 앞으로 노키즈존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을 뿐입니다. 현재 자주 가는 매장이 노키즈존으로 바뀌면 좋겠고(31.8%), 노키즈존 매장에 방문할 때는 추가요금도 지불할 의향이 있다(18.7%)면서, 적극적으로 노키즈존의 도입 확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은 편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노키즈존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키즈존이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되거나, 모든 매장에 일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주장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세계일보

한편 최근 공공장소에서 어린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면서, 어린이 안전문제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사회구성원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89.2%), 이와 관련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90.4%)는 주장에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전체 84.9%는 어린이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서는 어린이의 입장을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넓은 의미의 노키즈존이라고도 보여집니다.

공공장소에서의 어린이 사고 발생은 부모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며(70.2%),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74.2%)는 인식도 뚜렷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이들의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는 부모뿐 아니라 사회공동체 모두가 함께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어린이 안전문제의 근본적인 책임은 결국 부모에게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공공장소 관리자·영업자(16.8%)와 주변 사람(9.5%) 보다는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부모(70.9%)의 책임 비중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특히 젊은 층일수록 어린이 안전문제의 책임을 부모(20대 76.2%, 30대 71.8%, 40대 70.2%, 50대 65.4%)에게 묻는 태도가 강했습니다.

비록 어린이 안전문제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발생할 수 밖에 없고(59.8%), 공공장소에서 보호자가 어린이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다(56.4%)고 말할 수도 있지만, 자식을 돌보는 것은 부모의 의무라는 생각 때문일 것입니다.

거의 모든 응답자(98.5%)가 공공장소에서 어린이를 동반할 때는 보호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과거에 비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엄격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하는 목소리(86.4%)를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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