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배 한척에 외교력 총동원… 김정일 비자금 계좌 동결했던 과거 美정부 조치 언급하기도
일각선 "김정은 비자금과 관련"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자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불법 운송 혐의로 압류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14일)→유엔 사무총장에 서한(17일)→유엔 대사의 기자회견(21일)→제네바 대사의 외신 인터뷰(22일)→유엔 사무총장 서한 회람(24일)을 통해 미국의 압류 조치를 "날강도적인 행위"라고 비난하며 선박의 즉각 반환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선 압류를 BDA 사건에 빗댄 보도까지 나온 것이다.
'BDA 사건'이란 미 재무부가 2005년 9월 불법 자금 세탁 혐의로 마카오 BDA은행의 북한 계좌 2500만달러를 동결한 것을 가리킨다. 당시 6자회담 북측 수석 대표였던 김계관은 "피가 마른다"고 했다. 2500만달러가 최고 존엄(김정일)의 비자금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1차 핵실험(2006년 10월)을 강행하고 6자회담을 깨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대북 소식통은 "친북 매체가 이 시점에 BDA 사건을 거론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 배가 김정은 비자금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5·24 대북 제재 조치' 가동 9주년인 24일 "5·24 조치 유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제재 완화·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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