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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금주의 B컷]강남역 메운 흰 장미“묻지마 살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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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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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는 하얀색 장미꽃으로 가득했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던 시민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귓속말을 나눴습니다.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무참히 살해된 지 3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추모제 ‘묻지마 살해는 없다’ 주최 측은 숨진 20대 여성을 위한 헌정 시를 읊었습니다.

“다시 강남역에서 5월17일 그날 강남역에서 너에게 일어난 일은 어쩌면 기삿거리/ 묻지 않고 죽였다고 했지만…/ 그가 여성이라서 남성에게 죽었다…/ 너는 나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5월17일을 기리며 5분17초 동안 묵념을 했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강남역 일대가 순간 정적에 빠진 듯했습니다. 행사 참가자들이나 지나던 시민들이나 모두 느끼는 감정은 같았을 것입니다.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 사회에 알린 이 사건이 한 여성의 불행한 죽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별을 이유로 한 죽음과 폭력을 허용하지 않는 세상, 성평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날 강남역에 핀 장미는 두려움이 용기가 되어 돌아온 우리의 마음이고 그래서 더 아름다웠습니다.

사진·글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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