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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성별이 있나요"…대만 동성부부들 '눈물의 화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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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부부 360여쌍 혼인신고서 제출

동성결혼 반대 목소리도…"국민 여론 반영 안 됐다"

뉴스1

24일 처음 혼인신고를 한 대만의 셰인 린·마크 위안 부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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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나는 동성애자입니다.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크게 소리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릅니다"

24일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한 대만에서는 동성부부 360여쌍이 혼인신고를 했다. 공개 결혼식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화촉을 올리기도 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타이베이 정부청사에 가장 일찍 도착해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셰인 린·마크 위안이다. 이들은 대학 때부터 캠퍼스 커플로 사랑을 키워왔다. 이들은 베이지색 턱시도를 맞춰입고 함께 꽃다발을 들었다.

제빵사로 일하는 린은 눈물을 글썽이며 "나의 조국 대만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 정체성과 결혼을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앰버 왕·크리스틴 황 부부는 이들보다 이른 시간에 타이베이의 또다른 관공서에 혼인신고서를 내면서 아시아에서 결혼하는 최초의 동성 부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CNN은 전했다.

이들 뒤에도 여러 쌍의 동성 부부들이 혼인 신고를 하러 관공서에 발걸음했다. 혼인 신고를 하는 구역은 무지개 깃발로 장식됐고 혼인신고서 또한 무지개색 테마로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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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타이베이에서 혼인 신고를 마친 동성 부부들이 파티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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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도 여러 중국인들이 해협 너머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한때 대만의 동성결혼 허용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우리의 호소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중국 정부가 더 무섭게 우리를 단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이 이번 동성결혼 허용 조치를 통해 중국의 강력한 독재정권과 대조되는 진보 사회로서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대만 의회는 동성 커플의 혼인을 인정하는 일련의 법안들을 가결했다. 동성 커플의 독점·영구적 결속 관계를 인정하고 정부 기관에 혼인 신고를 허용하는 특별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는 2년 전 대만 헌법재판소가 '결혼 계약이란 남성과 여성 사이에만 가능하다'는 현행 민법 조항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자유롭게 결혼할 권리에 위배된다며 아시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데 따른 입법이었다.

다만 이 법안은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광범위한 협상과 양보를 거쳐야 했다. 그 결과 법안에는 '동성혼'이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며 같은 성별을 지닌 부부의 혼인 신고를 허용한다고만 나와 있다. 성소수자 부부에게 완전한 입양권도 허용하지 않는다.

축복의 분위기 뒤편에는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투표에서 동성결혼을 찬성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유권자 가운데 69%로 과반 이상이었다.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보수 단체들은 이 법안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집권 민주진보당은 총통의 재선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이 법안을 굳건히 지지했다.

CNN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일부 인사들이 "새 총통과 새 의원을 뽑자"면서 정권 교체를 통해 동성결혼을 다시 불법화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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