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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화웨이, 스마트폰 OS 독자 개발...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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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독자적 운영체제(OS) ‘훙멍’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OS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장악하고 있어 화웨이의 훙멍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4일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자체 OS 훙멍을 개발해 올해 하반기나 내년에 공개한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화웨이는 구글의 소프트웨어(SW)를 계속 쓰기를 원하지만 방법이 없다"며 "새로 개발한 OS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PC, TV, 자동차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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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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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청둥 CEO는 "구글과의 단절이 화웨이를 수호지 속에 나오는 호걸들의 근거지인 ‘양산’으로 밀려나게 했지만 ‘새옹지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중국 소비자들도 PC는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 모바일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는 상태다. 애플 아이폰을 제외하고 모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다.

특히 OS는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만큼 완성도가 중요하고, 관련 생태계가 한번 자리잡으면 ‘서드파티’(SW, 앱)와의 호환성 때문에 후발주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탈 안드로이드를 위해 자체 OS인 ‘바다’, ‘타이젠’을 개발했지만 시장에서 실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 타이젠도 웨어러블(스마트워치)과 가전 등 일부 제품에 탑재됐지만, 주력인 스마트폰에는 탑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화웨이가 자체 OS를 내놓더라도 지메일·유튜브·플레이스토어와 같은 구글의 핵심 서비스는 지원하지 못하게 되면 전 세계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중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화웨이 대신 다른 중국 업체인 샤오미, 오포, 비포 등 대안제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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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구글 주요 앱과 기능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구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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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묵 단국대 교수(SW융합대학 응용컴퓨터공학과)는 "화웨이도 분명 기술력은 있지만, OS도 리눅스 응용 수준으로 기능이나 서비스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OS를 금방 대체하는게 어렵다"며 "현재 화웨이로서 자체 OS 개발 외에 특별한 대안은 없기에 미중 무역분쟁이 빨리 해결되서 제재가 풀리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희조 고려대 교수(정보대학 컴퓨터학과)도 "OS를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하면 되지만 문제는 필요한 기능들을 잘 구현하고 안정화 시키는 부분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 "화웨이의 OS가 안드로이드와 iOS가 오랫동안 쌓아왔던 안정성, 기능성, 호환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화웨이가 해외 시장에서 퇴출당한다고 해도 중국 시장에서의 생존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의 최대 이슈가 화웨이로, 중국정부가 자존심 때문에라도 화웨이를 지속적으로 밀어줄 것이란 관측이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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