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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단독]최종구 "책임지란게 아니다…혁신 갈등 키우지 말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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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가 밝힌 이재웅 비판 속내

중앙일보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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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사업자들도 사회적 연대를 중시해야 한다. 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안 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날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 중인 이재웅 쏘카 대표에게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한 것의 연장선이다.

최 위원장은 “이럴 줄은(발언 파장이 이렇게 클 줄은) 예상 못 했다”면서도 “혁신 관련한 일을 하며 이전부터 해왔던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혁신 사업자, 갈등 증폭은 말아야”


Q : 이재웅 대표를 비판하면서 혁신이냐, 포용이냐는 화두를 던졌다. 포용에 방점을 두면 혁신의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지 않나.

A :
A : “답변이 매우 어려운 문제다. 『늦어서 고마워』(토머스 프리드먼 저서)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말들에게 투표권을 줬으면 자동차는 없었을 거다.’ 나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혁신을 향해) 한발도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혁신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지는 갈등은 다 같이 해결해야 한다.”




Q : 이재웅 대표도 ‘혁신으로 피해 보는 사람은 보듬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그 일을 정부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 :
A : “그건 물론 정부의 아주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혁신 사업자들도 사회적 연대를 중시해야 한다. 책임 있는 자세로 갈등을 관리하는 데 같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혁신사업자들에게 피해 보는 사람들을 돌보는 책임을 다하라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발명하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한테 그로 인해 피해 입는 사람에게 물질적으로 도움 주라고는 할 수 없다.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되, 혁신사업자도 그에 대한 이해를 같이해야 한다. 또 (혁신사업자가) 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안 된다.”


“다른 부처 대신한 발언 아니야”


Q :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내세웠던 ‘혁신적 포용국가’란 무엇인가.

A :
A : “제가 해석할 순 없지만. 일반적으로 혁신에 따르는 부작용을 치유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포용이다. 혁신 노력이 있기 때문에 포용도 꼭 필요하다. 지금 시대에 강조되는 건 혁신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Q : 타다는 다른 부처 업무다. 장관이 다른 부처 일에 대해 발언하는 건 이례적이다.

A :
A : “금융위원회가 혁신 관련한 일을 많이 했다. 규제샌드박스도 26건 처리했고. 일하면서 진폭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는 게 보이고, 예상이 되니까 생각을 해왔다. (타다와 택시 갈등은) 금융위 소관은 아니지만 비슷한 강도의 높은 갈등이 일어나는 일이라서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국토부나 기재부와 말 한마디 안 했다”며 누구를 대신해서 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혁신의 그늘도 함께 살펴야”
이날 최 위원장은 ‘코리아 핀테크 위크’ 개막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제기한 문제는 그렇게 비아냥거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웅 쏘카 대표가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출마하시냐”고 맞받아친 데 대한 반응이었다.

최 위원장은 22일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향해 “"혁신사업자가 택시사업자에 거친 언사를 하는 것은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이재웅 대표는 페이스북에 “갑자기 이 분은 왜 이러시는 걸까요. 출마하시려나”라고 응수했다.

중앙일보

22일 오후 이재웅 쏘카 대표가 본인의 SNS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이재웅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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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어제 한 말의 의미를 오늘 기조연설에 담았다”고도 밝혔다. 23일 기조연설에서 최 위원장은 “혁신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것,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는 것이 혁신에 대한 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혁신을 향한 경주에서 혁신의 승자들이 패자를 이끌고 함께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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