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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Money & Riches] 월세처럼 따박따박 공실·보유세 걱정은 `제로` 글로벌리츠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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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임대사업자는 근로소득자들의 꿈이다. 출근하지 않고서도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서 따박따박 나오는 월세를 받기 위해 많은 은퇴생활자나 직장인들이 상가를 알아보고 1가구 다주택자가 된다. 상가, 꼬마빌딩, 오피스텔처럼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물건에 전 재산을 넣고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다. 그러나 월세 소득을 받는 일은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다. 가장 먼저 닥칠 수 있는 문제는 공실이다. 주택이라면 그래도 세입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겠지만 상가를 분양받거나 샀는데도 임차인을 바로 못 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멀쩡하게 월세를 잘 놓던 상가에서도 임차인이 폐업한 다음 후속 임차인을 못 구해서 애를 먹는 일이 발생한다. 임대소득이 아예 안 들어오는 와중에서도 관리비는 꼬박꼬박 나가고, 대출이자는 내야 한다. 자영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온라인 유통이 대세가 되면서 상가 투자의 공실은 핵심 상권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

둘째는 세금 문제. 실거주하는 주택이야 집을 살 때 취득세 1.1~3.5%에 일년에 두 번 재산세 내는 걸로 끝나지만 상가 투자는 다르다. 상가 투자를 해서 부동산임대업자가 되면 생각지도 못한 세금에 뒤통수를 맞게 되는 일이 허다하다.

먼저 취득세는 4.6%로 주거용과 비교하면 최대 4배다. 여기에 임대소득은 종합소득세에 포함된다. 별다른 연금소득이 없는 은퇴생활자라면 상관이 없지만 만약 근로소득이 4600만원만 넘어도 추가적인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24%의 세율이 적용된다. 8800만원이 넘으면 35%다. 세금과는 별도로 매수 시 중개수수료율도 주거용보다 2배가량 높다.

여기에 또다시 재산세는 별도다. 시가표준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70%)을 적용한 금액의 0.25%가 건물분에 붙는 재산세고, 토지에 대한 재산세는 별도다. 그렇기 때문에 연 수익률 5%가 나오는 상가라고 하더라도 세금과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체감하는 수익률은 절반가량 줄어들 수도 있다.

환금성은 또 다른 문제다. 투자 가치가 있는 상가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괜찮은 상가라고 하더라도 막상 현금화가 바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은행 이자보다 높고 또 주식에 비해서는 가격이 크게 떨어질 염려도 없는 부동산 투자의 매력을 포기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투자를 하면서도 세금 걱정, 공실 걱정, 현금화 걱정을 안 하려면 대안이 있기는 하다. 바로 리츠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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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는 부동산 공동구매를 통해 매달 일정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투자로 볼 수 있다. 시중의 부동산 펀드와 달리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거래가 쉽고 실시간으로 가격 변동을 파악할 수 있다. 10만원 미만의 소액으로도 간접 투자가 가능하고 리츠 한 종목을 사는 것만으로도 오피스, 주택, 상업시설, 호텔 등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리츠 기업들은 물건 매매 및 임대료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수익률도 높다.

특히 연 2회 정도 배당이 아닌 월배당, 분기배당을 하는 해외 상장 리츠(글로벌 리츠)를 고르면 공실 걱정 없이 다달이 돈이 외화로 들어온다. 리츠는 국내에서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수도 있지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해외주식을 직구하듯이 직접 리츠회사 종목을 사는 방법도 있다. 펀드로 할 경우는 펀드매니저가 가장 유망한 리츠회사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알아서 넣어준다는 이점이 있지만 배당금이 펀드 기준가액에 합산돼 나중에 환매 시점에 한꺼번에 받게 된다.

반면 내가 직접 리츠 종목에 투자하면 배당은 다달이 또는 분기별로 받는다. 그러나 앞으로 배당금이 가장 잘 늘어날 리츠를 고르기에는 정보가 제한돼 있다는 한계도 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 대체투자팀장은 "투자섹터와 지역의 성장성이 계속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리츠를 한 종목만 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국가별·산업별로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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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제시하는 글로벌 리츠 모델 포트폴리오를 보면 지역은 미국, 일본, 싱가포르로, 섹터는 산업용, 호텔, 오피스, 리테일로 골고루 투자 대상이 분산돼 있다. 만약 본인 판단에 확신이 없다면 리츠 ETF를 사는 것도 괜찮다. 뱅가드 리츠 ETF(Vanguard Real Estate Index Fund ETF Shares, 티커명 VNQ)는 미국의 리츠회사를 모아놓은 ETF다. 올 초부터 미국 리츠에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가격이 연초에 비해 18% 올랐다. 배당수익률은 4% 정도다.

아니면 리얼티인컴(Realty Income Corporation)처럼 대표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3% 후반의 배당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회사가 보유한 5700여 개의 부동산 자산에서 매달 임대소득이 들어오기 때문에 안정성을 갖췄다. 5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진 회사인데 그 기간 584회 연속으로 월배당을 줄 정도로 경제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현금 창출력을 보여줬다.

연 수익률이 3% 후반이면 낮은 듯하지만 최근 국내 상가 투자의 투자수익률이 세전으로 3.7%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게다가 글로벌 리츠는 세금 측면에서도 상가 투자에 비해 낫다. 글로벌 리츠는 해외 주식 투자기 때문에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5.4%의 과세, 매도 시 양도소득에는 22%의 양도세가 붙는다.

배당소득은 2000만원이 되기 전까지는 종합소득세 대상이 아니다. 양도소득세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어차피 부동산 투자에서 양도소득세는 피할 수 없다.

다만 좋은 리츠를 잘 고르는 안목이 필요하다. 글로벌 리츠 중에선 배당수익률이 10%에 육박하는 종목들이 있기도 하지만 수익률이 좋을수록 리스크도 커지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리츠를 선택할 때는 배당수익률, 꾸준한 운영 현금 흐름, 과거 경영 이력을 잘 살피고 차입금이나 이자비용이 과다한 리츠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제림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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