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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ILO 선비준 재차 강조하며 정부에 견제구... 향후 투쟁은 대국회 투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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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부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 제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민주노총이 하루만에 “선비준론”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일부 현장을 중심으로 정부의 비준 의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그러나 ILO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6~7월로 예고했던 대정부 투쟁은 대국회 투쟁을 병행해 진행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악화일로를 걷던 민주노총 대정부 관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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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왼쪽부터 두번째)이 23일 오전 ILO핵심협약 비준관련 민주노총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발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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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23일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이제라도 비준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만시지탄이고, 실제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우려가 있지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어제 논평을 냈다”며 “협약 관련해서는 민주노총이 얘기해왔던 선비준을 하라는 요구를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전날 정부는 ILO 미비준 핵심협약 4가지 중 3가지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의 요구대로 비준동의안 제출이 이뤄진 셈이지만, 정부가 비준 절차와 입법 절차를 동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부의 해석은 엇갈렸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핵심협약 우선 비준 추진으로 돌아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지만, 공공운수노조 등 산별조직과 현장에서는 “입법을 동시 추진한다는 것은 노동기본권 후퇴 요구를 포함한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협약 비준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만큼 입법 과정에서 협약의 취지가 상당히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민주노총은 비준동의안을 먼저 처리하고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선비준 후입법론’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내부 반발을 다독이는 차원 외에 실리적 이유도 있다. 비준·입법 절차가 각각 국회 외교통일위·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진행돼 “서로 논의를 주고 받으며 같은 속도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정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비준 속도를 둘러싼 ‘샅바 싸움’은 벌써 시작됐다. 환노위 자유한국당 간사 임이자 의원은 22일 “환노위서 입법 보완하고 나서 비준 동의하면 매끄러운데 거꾸로 할 경우에 노사 입장이 첨예해서 환노위서 입법이 실패할 경우엔 어떡하느냐”며 “개정을 하고 나서 비준하는게 맞다”고 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동시 입법 추진이라는 것은 사실상 비준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정부 입장이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직권 취소를 비롯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조치를 우선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정부 조치의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정부는 강제노동 금지 관련 105호 협약은 이번 비준 조치에서 제외했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결사의 자유 관련 87·98호, 강제노동 금지 관련 29호는 비준해도 105호를 비준할 수 없다는 입장은 매우 모순적”이라며 “87호는 비준한다면서 105호는 비준 못한다면 87호를 도대체 어떻게 이행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105호 협약은 경제발전을 위한 강제노동이나 정치적 견해 표명을 이유로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협약이다. 105호 협약을 비준할 경우 국가보안법 개정 필요성이 발생할 수 있고,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쟁의행위를 보장해야 한다. 결사의 자유 협약은 파업 참가에 대한 처벌을 금지하는만큼 105호 협약을 비준하지 않는 것은 모순된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비준동의안 제출이 ‘민주노총에 보내는 선물’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이주호 실장은 “결사의 자유는 노조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인데 민주노총, 한국노총에 선물을 주는게 아니다”라며 “기존 노조에 더 주는게 아니고, 영세 중소상공인·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노조를 만들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정부 관계에 있어서는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6월1일 1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비롯해서 ILO 100주년 총회 기간 동안 다양한 투쟁이 예정돼 있는데 정부 입장이 발표된 만큼, 국회도 자기 입장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국회 투쟁을 병행할 것”이라며 “국회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촉구하는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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