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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文, 부시 전 대통령에게 "직접 그린 盧 초상화, 유족들에게 따뜻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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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께서 한ㆍ미 동맹의 파트너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한ㆍ미 동맹의 공고함을 보여주는 아주 상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러 방한한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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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5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방한했다.

문 대통령이 집무실이 있는 여민1관 앞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영접해, 두 사람이 함께 녹지원을 가로질러 도보로 상춘재로 이동했다. 두 사람은 녹지원 입구에 있는 청보리를 만지며 대화를 나눴다. 이날 접견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부시 전 대통령 가문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대통령께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결정을 내렸던 한ㆍ미 FTA 체결, 6자회담 등은 한ㆍ미 동맹을 더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저와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정신을 이어서 한ㆍ미 동맹을 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한ㆍ미 동맹의 발전을 위해서 계속해서 관심과 지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게다가 대통령께서 손수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유족들에게 전달하실 계획이라고 하니 아마 유족들에게는 그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부시 전 대통령은 웃으면서 “그림이 노 전 대통령과 닮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제가 평소에 류진 회장님을 통해서 대통령님의 근황을 많이 듣고 있는데, 요즘은 화가의 길을 걸으면서 대통령님 속에 있던 렘브란트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인삿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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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러 방한한 조지 워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맞아 녹지원을 지나 상춘재로 향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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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전환된 접견에서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시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저는 좋은 기억이 많다. 저희 부부와 노 전 대통령 부부만 단독으로 가졌던 오찬 생각도 나는데, 그때는 일이 아닌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것들이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했다”고 떠올렸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예전에 노 전 대통령께서는 ‘부시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보면 소탈하고 진솔한 면이 많다면서 편하게 대화를 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부시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상들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할 때가 많지만, 노 전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본인의 생각을 말하곤 했다”며 “그래서인지 저와 노 전 대통령은 편하게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이러한 대화가 양국 정상 간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이 기회를 빌려서 최근에 부모님과 또 장모님을 연이어 여의신 것에 대해서 아주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며 “로라 여사님께도 저의 위로의 말씀을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조지 H. W. 부시) 대통령님은 우리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과 사랑을 받은 분이었다”고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저는 정말 훌륭한 부모님을 만나서 아주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부친께서 한국을 매우 사랑하셨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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