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환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의례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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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함바 브로커’ 유상봉(72·수감 중)씨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1일 “지난 4월 함바 비리 브로커 유씨로부터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 받아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 업계 거물인 유씨는 진정서에서 지난 2009년 서울강동경찰서 서장으로 있던 원 청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바 브로커’ 유상봉은 누구?
함바란 식사(飯)를 해결하는 곳(場)이라는 의미의 일본말이다. 통상 건설회사가 근로자들의 식비를 추후에 결제하는데, 식당 임대료 부담이 없어서 높은 수익이 난다. 아파트신축공사 등 대형 공사장에는 투입되는 인력은 보통 수천 명이다. 한 끼 당 5000원으로 계산해 두끼 씩 먹으면 하루 매출 수천만원, 한 달 매출 수억이 발생한다.
당시 ‘함바 비리’ 사건은 고위공무원과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대거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4~12월 유씨로부터 은평뉴타운 등 건설현장 민원 해결과 도시락 납품 및 경찰관 인사청탁 등의 명목으로 1억 9000만원 받은 혐의로 2011년 2월 구속기소 됐다. 또한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이 기소됐으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배모 감찰팀장은 사표를 냈다.
비극적인 일도 일어났다. 함바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던 임상규 전남 순천대 총장(전 농림부 장관)은 2011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임 총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출국금지가 된 상태였다. 또 대형건설사 간부들도 함바 수주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비난을 받았다.
구속기소 됐던 유씨는 2012년 대법원에서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았다. 이후 형 집행을 마친 유씨는 2013년 또 다시 함바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특히 유씨는 구속집행정지와 병보석으로 풀려나 있던 2011~2012년 사이에도 가명을 쓰고 전국 공사 현장을 다니며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유씨는 당시 사기죄로 구속기소 돼 만기 출소했지만, 현재 또 다른 사기범죄로 수감 중이다.
2011년 함바 비리로 검경수사권 조정 동력 떨어져
지난해 11월 '함바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상봉(72) 씨가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 접수에 앞서 백종덕 변호사가 경기도 수원지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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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씨 측 백종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허경렬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원경환 청장을 비롯해 이번 언급되는 인물들이 경찰의 고위직이라 경찰 쪽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허 청장은 치안정감이며, 유 서장 역시 고위 간부급인 경무관이다.
원 청장은 22일 공식입장을 내고 “금품수수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유씨에 대해) 무고죄 등으로 강력히 법적 대응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9년 강동서장 재직 시절 강희락 경찰청장이 만나보라고 해서 서장실에서 잠깐 얼굴은 본 적이 있지만, 그때 처음 본 뒤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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