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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Science] 두살배기때 기억이 난다고? 십중팔구는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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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시티대 연구팀 "허구" 밝혀

"두 살쯤에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엄마 등에 업혀 바닷가를 돌아다닌 기억이 있어요."

한두 살 때의 경험을 어렴풋하게 이야기하며 특출난 기억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런 사람들의 기억은 십중팔구 가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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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 영국 런던시티대학 기억과법률센터가 성인 664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7%(2487명)가 만 2세 이전의 기억을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는 왜곡된 기억인 것으로 드러났다는 연구 결과를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학계에서는 사람이 만 2세 전의 일은 기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영·유아 때 기억 중추인 해마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2세 이전의 기억은 '삭제'된다는 것이다. 2세 이전 일을 기억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대한 첫 기억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는 3~3.5세이고, 7세 이전 기억은 희미하게 남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의 유아기(7세 이전) 기억은 상당 부분 사진이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합해서 만든 허구라고 했다. 부모에게서 들은 오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나 빛바랜 사진을 보고 펼친 상상을 자신의 실제 경험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살 이전 기억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은 대부분 유모차에 탔던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특히 중년 이상일수록 유모차에 달렸던 장식물이나 당시 부모의 표정 등 '구체적 기억'을 갖고 있었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며 가짜 기억이 더 구체화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아기 기억을 스스로 조작할까. 사람들은 자신의 일생에 대해 완벽한 서사를 갖춘 스토리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믿고 싶은 일이나 성장 과정에서 있었을 법한 일을 무의식중에 실제 경험한 것으로 머릿속에 저장한다는 것이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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