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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막내만 남겨진 '일가족 참변'...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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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최영일 시사평론가,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참 안타깝고 참담한 소식이 전해져서 종일 마음 불편한 분들 많으셨죠. 의정부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주제어 영상 먼저 보시고 이야기 나눠보죠. 스튜디오에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일단 이 사건 의문점도 많고 시사하는 바도 많아서 이야기 나눠볼 필요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정의 비극이고 아픔을 감당해야 할 유족도 너무 어립니다. 자극적인 내용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사건 개요를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부와 큰딸이 자택에서 숨져 있었고 이걸 발견해서 최초 신고한 사람이 집안의 막내였던 아들이었어요.

[최영일]

중학생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의정부의 아파트였어요. 이게 20일 오전 11시 반경에 신고가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월요일이거든요. 그런데 중학생 아들이 학교를 가지 않고 있다가 늦잠을 자고 깼는데 보통 아침에 가족이 깨워준다고 해요, 부모님이. 그런데 아무도 깨워주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보니까 어머니가 누나 방의 침대에 쓰러져 있는 걸 확인하고 이제 전화를 건 건데 4명 가족입니다. 아빠 50세, 엄마 마흔여섯 그리고 18살 고등학생 딸과 14살 중학생 아들입니다. 저희 가족 구성하고도 똑같죠. 요즘에 이런 4인 가족이 많죠. 그런데 아빠, 엄마, 누나가 흉기로 사망한 상황이었고요. 혈흔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고 해요. 지금 중학생 아들의 신고에 의해서 경찰이 출동했는데 처음에는 충격적인 사건을 들으시고 이게 또 무슨 잔혹한 범죄의 희생양이 된 것인가를 많이 떠올렸고 저도 그랬는데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그 중학생 아들 얼마나 충격이 클지 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발견 당시에 타살이나 자살 정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현장의 단서들이 있었을까요?

[배상훈]

가장 먼저는 외부침입 흔적이 없다는 것, 첫 번째 부분이고요. 보통 개인화된 공격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감정적인 선이 가까운 사람이 사람이 공격하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현장에 시신들이 놓여 있는 방식이라든가 아니면 상흔이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것이 구성되는 배열되는 방식을 봤을 때 대략적인 형태의 형태는 수정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한 것은 세밀한 부검을 통해서 그 안에 존재하는 증거들을 찾아내는 것이고요. 만약에 생존자가 있다면 생존자의 증언이 중요하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생존자가 대단히 큰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그 사건에 대한 걸 묻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대답을 한다 한들 일종의 뭐라 그러냐 하면 망각 블로킹 상태가 되거든요. 기억이 블로킹이 돼버립니다. 그러니까 얘기할 수 없을 뿐더러 얘기하는 것 자체를 시키는 것 자체가.

[앵커]

더 큰 고통을.

[배상훈]

트라우마가 배가되어 버립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태는 현장에 있는 상황으로 추정하고 그 다음에 보강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일단 최초에 신고한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는 계속 집안에 있었지만 잠에서 깰 정도로 큰 소란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최영일]

그러니까 전날 밤이 일요일입니다. 그런데 중학생인데 학교에 내일까지 가져가야 되는 과제가 있어서 새벽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벽에 잠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제 공부를 하는 동안 가족들의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다. 소란은 없었다.

그리고 새벽에 그럼 잠든 이후에 뭔가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은 되는데 늦은 오전까지 중학생 아들은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이고 잠자는 동안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깨어나서 상황을 보고 놀라서 119에 신고하고 이제 상황이 정리되어 나가는 과정인데요. 그렇게 보면 이웃 주변 이웃 주민들의 이야기도 밤사이에 시끄러운 소리나 무슨 다투는 소리나 이런 것들에 대한 정황은 아직은 없습니다.

[배상훈]

일종의 중학생 아이가 얘기하는 바를 사실은 이것은 진부 여부를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본인이 머릿속으로 블로킹 된다는 건 뭐냐 하면 그래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얘기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단히 큰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엄청나게 큰 참사를 겪은 사람들이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진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기억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무조건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전체적인 정황적 상황에 따라서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실제로는 심리부검을 하는 프로파일러나 아니면 다른 형태의 정신과의사들이 그런 걸 하는 방향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은 이 아이가 얘기하는 것 자체만 기록할 뿐이고 전체적인 것을, 상황은 사실은 다른 진실이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 부분은 감안을 해야 되는 것이죠.

[앵커]

여러 가지 조건과 환경을 계속해서 수사를 해 봐야겠군요. 일단 중학생 아들을 제외하고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가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화의 주제는 지금 가정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렵다 이런 내용이네요.

[최영일]

그러니까 오늘 약간 혼란스러운 보도들이 있는데요. 이 가족은 굉장히 화목한 가족이다. 이웃주민들의 일관된 증언이에요. 그리고 이 부부는 정말 다투는 걸 본 적이 없다. 금슬이 좋은 부부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다만 아빠의 사업이 문제예요. 지금 경찰의 추정은 이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에 집중되어 있는데 한 7년 정도 목공예숍을 운영을 했던 겁니다. 그런데 한 1년여 전부터 너무 사업이 힘들어져서 가게를 정리한 이후에 이 아빠의 생계가 끊어진 상황이에요. 그러면 이 아빠는 취업에 나섰는데 나이가 아까 50살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50살의 남성이 구직할 수 있는 상황이 쉽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엄마가 일을 나가게 됐고 최근 한동안 아버지가 엄마를 차에 태워서 출근시켜주고 퇴근시키고.

[앵커]

아침, 저녁으로.

[최영일]

사실은 참사가 있던 전날까지도 남편이 아내를 출근시키고 퇴근시키는 게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있을 정도니까. 그런데 부인만으로 생계를 꾸리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고 사업을 정리하면서 억대의 빚이 있었고 매월 수백 만 원의 어떤 이자가 나가야 했다. 경제적인 고통이 이 가족의 핵심적인 문제가 아니었나 추정은 됩니다.

[배상훈]

사실 가족이라는 존재라는 게 운명공동체가 돼버리면 사실은 그 운명을 같이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가족은 운명공동체일 수가 있지만 어느 순간엔가 서로 세대는 분리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나이가 들고 자녀는 독립을 해야 되고. 이 심리적인 이유가 돼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경제적 이유나 다른 이유 때문에 계속 결속하게 되면 이것은 사실은 심각한 어떻게 보면 비극이 되는 부분이에요.

[앵커]

지금 상황에서는 경찰이 절박한 상황에서 아빠, 엄마가 우리 모두 같이 떠나자, 이렇게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거죠.

[배상훈]

사실은 그것 때문에 아까 평론가 말씀하시는 부분에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했을 겁니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안 좋아. 우리는 지금 불행해. 그런데 우리는 같이 살아야 돼라는 것을 할 때 사실은 아주 일부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심리 부검을 할 때 너무나도 아주 잔혹한 형태의 상흔을 보게 되면 외부인?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건 내부인입니다. 왜냐하면 그 불행한 얼굴을 상대방한테 보게 됩니다. 자녀한테 그거를 남겨주기 싫어하기 때문에 대단히 참혹한 방식의 도구를 사용하는 것. 그래서 보통의 어떤 살인이나 이런 현장은 이렇게 참혹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감정적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은 타인을 살해하는 데 그렇게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히려 거꾸로 감정적 거리가 가까운 사람들을 오히려 더 참혹한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혈흔이라든가 도구라든가 이런 것들. 그리고 이런 현장은 더더욱 유서가 없습니다. 우리가 보통 착각하는 것이.

[앵커]

아들에게 남기는 말이 있을 것 같거든요.

[배상훈]

그런데 그조차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신상태가 안 된다는 겁니다. 너무나도 정신이 궁핍한 사람들은 유서를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80%는 유서가 없습니다. 우리가 거꾸로 생각하는데 그래서 유서가 없다는 것이 아, 이게 그런 선택일 수 있겠다라는 것을 우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 사건 보면서 많은 분들이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인 상황이긴 합니다마는 또 아들은 집안에 그대로 있었다는 점. 이 부분에 좀 의문을 갖고 있거든요.

[배상훈]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인 거죠. 왜냐하면 왜 아들이 거기에 있는가에 대한 거는. 왜냐하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건 뭐냐하면 기억이 블로킹 됐을 수 있다라는 걸 전제를 하는 겁니다. 다른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전제를 하는 겁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배상훈]

파악하고 이외의 다른 상황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이게 보통 다른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어린 여자아이들에 대한 공격은 심한데 조금 나이가 있는 남자아이들에 대한 공격이 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걸 뭐라 그러나. 문을 잠그고 도망가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그래서 결심을 못하는 거죠, 가장이. 해서는 안 될 상황을 본인이 그 상황을 깨닫게 됩니다, 가장이. 그래서 아, 그때 문득 깨닫게 되는 거죠. 우리 가족이 같이 가야 되는데 저 아이는 거부하고 있구나라고 해버리면 놔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이걸 방송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걸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의 메커니즘이라고 하는 것은 방송에서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 그런데 전체적인 흐름은 분명히 이해되는 바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앵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조금 이 사건이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게 앞서 설명은 해 주셨습니다마는 고통 없는 방법이 아니라 좀 도구를 이용을 했다는 점. 그리고 그게 집 밖이 아닌 집 안에서 생존해 있는 가족이 있는데 집 안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조금 의아한 부분이거든요.

[배상훈]

여러 사례를 많이 보시는 것처럼 가장 이 공간에 친숙한 데서 가장 이런 일이 쉽게 벌어집니다. 그러니까 자신들이 집처럼 여겼던 차 안. 아니면 옛날에 행복했던 어떤 공간,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 집 안. 이런 데서 가장 많이 벌어지는 것이 이런 사건들의 통례입니다.

[앵커]

참 다른 집안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도 없고 어느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으면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맺었을까 싶습니다. 일단 홀로 남은 아들이 가장 걱정인데요. 아들의 트라우마가 아마 평생 이어질 텐데 좀 제도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최영일]

일단은 지금 치료에 경찰 당국과 나아가서는 아마 사회적인 지원은 이뤄질 텐데. 말씀하신 대로 그것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제 오늘 다행인 것은 뭐냐 하면 우선 경찰의 조사 그리고 아이의 안정이 제일 우선이고요. 이게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아마 조부가 계신 것 같아요. 그래서 조부의 집으로 가서 양육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가장 민감한 중학생 시기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평생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는 게 트라우마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평생 관리가 돼야 하는 대목인데 우리가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고요. 지금 여러 가지 미스터리가 있지만 일단은 경찰이 밝혀낼 때까지는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오늘 다만 1차 부검 소견이 국과수에서 나왔어요. 그게 뭐냐하면 아버지에게서는 주저흔이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리포트를 하셨지만 이것이 내부적인 선택으로 일단은 경찰이 추정하는 것인데.

[앵커]

좀 더 가중치를 둘 수 있죠.

[최영일]

딸에게는 방어흔이 나왔다는 거잖아요. 저는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가족의 경계를 기점으로 보고 우리가 내부, 외부를 나누지만 사실 인간은 각각 독립된 인격체고 개체입니다. 동반이라고 하는 말은 저는 반대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아버지가 자신의 딸에게 해를 가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살인입니다. 이것을 우리가 미워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로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혹시나 이 사건 소식 접하시면서 세상이 더 비관적으로 느껴지거나 또 주변에 힘들어하시는 분들 떠올리시는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전문가의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들 연락처를 조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인데요. 1393번. 생명의 전화 1588-9191번,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를 하시면 24시간 열려 있는 전화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필요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전에 가족이나 친구나 가까운 지인분들과 밥 한 끼, 차 한잔하면서 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이번 사건 접하시는 시민분들께 어떤 말씀 마지막으로 해 주고 싶으세요?

[배상훈]

가족이라는 부분, 서로가 지켜줘야 되는 거고. 그리고 그러면서 서로 마음이 강해질 수 있게끔 따뜻한 말을 넘겨줄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조금 안타까운 소식으로 오늘 나이트포커스 마쳐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최영일 시사평론가, 배상훈 전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과 함께했습니다. 두 분 오늘 도움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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