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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일 스모 1층 관전 계획에…日스모팬들 “민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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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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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相撲) 관람을 두고 민폐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2층 귀빈석이 아니라 도효(土俵ㆍ스모 씨름판)를 정면에서 볼 수 있는 1층 마스세키(升席ㆍ일본의 전통 좌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문 이틀째인 26일 료고쿠(両国) 국기관에서 열리는 스모 경기 결승전 관람 시 도효에서 가까운 1층 마스세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격투기를 좋아해 프로레슬링 무대에도 오른 적이 있는 것을 감안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상 왕족이나 외국 정상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해 온 2층 귀빈석에 앉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정면에서 봐야 박진감이 있다”며 1층 마스세키에 앉는 것을 추진했다고 한다. 마스세키에선 통상 방석을 깔고 앉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의자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스모 팬들 사이에선 “귀빈석을 놔두고 쓸데 없이 마스세키에서 관람하는 것은 민폐”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일본 스모협회가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경호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도효가 정면으로 보이는 1층 마스세키를 전부 확보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결승전만 관람할 예정인데, 경호상의 이유로 결승전까지는 해당 좌석을 비워둔 채 진행될 전망이다. 스모 전문기자인 오미 노부아키(大見信昭)는 21일 도쿄(東京)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람일에 마스세키가 계속 빈 채로 남아 있게 되는데, 열기가 가장 달아오르는 마지막 날 경기장을 생각하면 위화감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자에게 특별 제작한 우승컵인 ‘트럼프 배(杯)’를 수여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효에 올라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 드는 등 특유의 쇼맨십을 발휘할 가능성 때문이다. 일본 스모계에선 도효는 신성시되는 장소인데, 자칫 우승컵 수여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퍼포먼스 무대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밖에 도쿄의 랜드마크인 도쿄 스카이트리(634m)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성조기를 상징하는 빨강, 파랑, 흰색 조명으로 꾸밀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27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기로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대접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국제사회에 미일동맹을 과시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국내적으로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의 외교 능력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는 일본산 자동차 수출규제나 농산물 관세인하 등 선거에 악재가 되는 합의를 피하겠다는 것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