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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동료 덮친 '크레인 트라우마'…공포 속 현장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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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30여 명 사고…'정신적 피해' 인정 11명뿐

삼성중공업, 직장 통해 '치료 포기 각서' 받아



[앵커]

2017년 5월,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크레인이 부러지면서 6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습니다. 함께 일하고 웃던 동료를 눈앞에서 잃은 사람 즉, 목격자도 수백명입니다.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지만 트라우마로 인정된 것은 11명 뿐, 대부분이 상처를 안은 채 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2년을 추적했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수직으로 떨어진 수십t의 크레인은 6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25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근무하던 1600명 중 500여 명이 이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김영환/사고 피해자 : 딱 와이어가 때리고 쓰러지더라고요. 21살쯤 돼 보이는 어린 애는 제 뒤에서 전쟁영화처럼 벌벌벌 떨고.]

사고의 기억은 일상을 파괴했습니다.

[김영환/사고 피해자 : 한번씩 가슴이 철렁거린달까요. 가슴이 서늘해지면서. (머리 위에서 뭐가 떨어질 것 같아) 한 블록 돌아서 간다든지.]

[김재영 (가명)/사고 피해자 : (엘리베이터 타면) 내리는 중간에 떨어져서 몸이 끼면 어떡하지.]

마음에 깊이 파인 상처가 덧나 주변 사람들을 할퀴었습니다.

[김영환/사고 피해자 : (아기 우는 소리에) 라면 냄비를 집어던지려고 한 거예요. 애한텐 안 맞고 발끝에 떨어진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죠.]

상처를 보듬는 것은 개인의 몫이었습니다.

직장에서는 '별 거 아닌 일'로 치부하고,

[김영환/사고 피해자 : 남자라면 훌훌 털고 일어날 줄 알아야지.]

치료를 포기하는 각서를 요구받았습니다.

[김영환/사고 피해자 : 불러주는 거예요.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적어서 사인하고 냈어요.]

산재 담당 공무원의 반응도 차가웠습니다.

[김재영 (가명) /사고 피해자 :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는 건 몇만 명 중의 하나 될까 말까인데. 해봐야 너만 손해다.]

사고를 목격한 500여 명 중 트라우마로 산재를 인정 받은 것은 11명 뿐입니다.

반면 회사와 조선소장 등 관리자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7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 관련 리포트

권역별 '트라우마센터' 첫 개소…전문요원은 단 1명뿐

→ 기사 바로가기 : http://news.jtbc.joins.com/html/867/NB11819867.html

백민경, 이동현, 전건구,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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