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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고]한·짐바브웨 ‘농업협력 10주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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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아센터가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코피아(Korea Program on International Agriculture)센터는 농촌진흥청이 개발도상국에서 농업기술 개발사업을 펼치면서 각국에 개소한 사무소를 말한다. 한국에서 직선거리로 1만2000㎞ 떨어진 짐바브웨에도 2016년 12월 코피아센터가 설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향신문

짐바브웨는 한반도의 2배에 가까운 면적, 약 1700만명에 불과한 인구, 농업에 적합한 일조량과 온화한 기후로 한때 아프리카의 ‘빵 바구니(breadbasket)’로 불릴 정도의 대표적인 농업 국가였다. 짐바브웨의 대표 부족인 쇼나족은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농경민족이며, 농업은 짐바브웨인들에겐 하나의 ‘문화’이자 자부심으로 자리 잡아 왔다.

하지만 1980년 독립 이후 무가베 대통령의 37년 집권기간, 특히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에 단행된 백인 소유 농장 몰수와 이 과정에서의 농업 생산성 감소, 경제위기 등이 이어지면서 옥수수와 밀 등 필수 곡물마저 수입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비능률적인 구조는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짐바브웨인들의 농업과 ‘토지’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국민가수’로 불리는 알릭 마체소도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자신의 농장을 돌본다고 한다. 짐바브웨 인구 60~70%의 고용과 소득이 농업과 관계되어 있다는 통계도 있다.

37년간의 무가베 체제를 종식하고 지난해 대선을 거쳐 출범한 음낭가과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발전 목표를 의미하는 ‘비전 2030’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농업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짐바브웨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 못지않게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받는 데 관심이 많다.

짐바브웨 코피아센터는 3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무병씨감자 사업, 토종버섯 재배, 소립종 곡물의 수확 후 관리, 토종닭 사업 등을 짐바브웨 사람들과 현장에서 함께 진행하면서 우리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매년 짐바브웨 농업연구원들이 한국을 방문해 우리 영농기술을 습득하고 있고,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밝혀줄 젊은이들도 코피아센터에 파견되어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이 짐바브웨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짐바브웨 코피아센터가 양국 국민을 잇고 우리 농산업 진출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

조재철 | 주짐바브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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