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못된 집안은 조상의 제사상머리에서 으레 다툼질을 한다”는 말이 있다. 한마음으로 조상을 추모해야 할 자손들이 각자의 이익에 눈이 멀어 추모는커녕 싸움질만 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올해, 제39회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일부 정치인들의 그런 싸움질로 얼룩졌다. 5·18의 비통함과 억울함을 위로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려는 대다수 국민들의 의지를 저버린 채 오로지 자신의 입장과 자기 당의 이익만을 위하여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인하여 5·18이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입었다. 평화롭고 행복한 집안을 염원하며 조상님들이 그토록 당부했던 ‘제사상머리에서 다툼질 말라’라는 말의 의미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당당하게(?) 깨부수는 사람들로 인하여 우리 사회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한 민족, 한 핏줄기를 타고난 동포 사이에 오가서는 안 될 막말들을 정치권에서 먼저 경쟁적으로 해대고 있다. 이제, 이런 비열한 싸움은 끝나야 한다. 국민들의 바른 심판이 참으로 필요한 때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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