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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자취방 설거지도 식기세척기한테 맡겨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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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하는 거예요."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점유율 1위인 SK매직은 지난 15일 이 같은 광고 문구와 함께 '레트로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빨래나 청소처럼 설거지도 기계에 맡기자'며 맞벌이가 많은 젊은 부부를 집중 공략한 것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요즘 젊은 층은 가사 노동을 줄여주는 가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이런 트렌드에 따라 올해부터 식기세척기 시장이 제대로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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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이 지난 15일 출시한 ‘레트로 식기세척기’ 신제품. 젊은 층을 겨냥해 기존 회색 톤이 아닌 화사한 하늘색을 썼다. /SK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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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기세척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인기몰이를 했던 의류관리기, 건조기, 로봇청소기와 함께 '신(新)혼수가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삼성전자·LG전자와 같은 대기업도 잇따라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10만 2000대 팔렸던 식기세척기 제품이 올해 2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 1년 만에 판매량이 배로 커진다는 것이다.

◇新혼수가전 공략… 대기업도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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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2일 4인 가족을 겨냥한 소형 식기세척기를 선보였다. 12인용 이상 제품이 대부분인 시장에 신혼부부가 쓰기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기존 식기세척기보다 폭을 15㎝가량 줄인 45㎝ 크기로 설계됐다. 가족 구성원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작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젊은 층은 가전도 작고 실용적인 것을 찾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가 더러워진 그릇을 식기세척기 안에 넣고 '자동 세척'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식기의 오염 정도를 파악하고 세척 시간과 물의 온도를 조절해준다.

LG전자는 지난 3월 7년여 만에 '디오스 식기세척기' 신제품을 내놨다. 총 54개의 고압 물살이 식기를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척하고, 섭씨 100도의 고온 수증기를 이용한 살균 기능이 추가됐다. 세척 한 번에 사용되는 시간은 55분으로 국내 출시된 제품 중 가장 빠르다. LG전자는 지난 6일 부산대 감각과학연구실과 함께 식기세척기의 세척력이 손 설거지보다 약 26% 좋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식기세척기 보급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그릇이 잘 씻기지 않는다는 선입견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초소형 식기세척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쿠쿠가 지난 13일 선보인 첫 식기세척기 '마시멜로'는 3인용 제품으로, 1인 가구가 자취방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휴비딕도 지난달 3인용 소형 식기세척기인 '휴비딕 무설치 식기세척기'를 출시했다.

◇맞벌이 증가·성능 개선이 선입견 깨

가전 업계는 식기세척기의 국내 보급률을 15%대로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보급률은 80%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건조기와 의류 관리기 같은 제품이 낯설지 않게 된 것처럼, 식기세척기 시장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맞벌이 부부 증가가 식기세척기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 중 맞벌이의 비율은 2017년 49.9%에서 2018년 61.6%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전 전문 매장 전자랜드의 식기세척기 판매량은 159% 성장했다. 바쁜 부부가 늘어날수록 집안일을 줄여주는 가전이 많이 팔렸다는 것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올 1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5% 늘었다"며 "올해 식기세척기 시장은 지난해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비해 좋아진 식기세척기의 성능도 시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평평한 그릇이 아니면 깨끗하게 씻기지 않거나, 플라스틱 식기에서는 기름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기도 했다"며 "지금은 물살의 강도와 온도를 더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고, 실제로 써본 고객들이 성능에 만족하고 주변에 추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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